​소통없는 부산시에 속타는 철강協… 청산강철 유치 작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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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류혜경 기자
입력 2019-08-0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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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을 두고 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철강협회와 지자체 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부산시가 외자기업 유치를 위해 눈과 귀를 막고 소동이 지나길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철강업계 관계자는 “부산광역시의 중국 청산강철 유치와 관련해 철강협회를 통해 반대의 뜻을 강하게 나타냈고, 현재 진행 상황을 들어보려 하고 있지만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이유는 철강협회의 연락을 부산시가 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연락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현재 업계의 반발이 수그러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부산시의 청산철강 유치 의지가 높은 것으로 봤다.

중국의 스테인리스(STS) 제조사이자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중인 청산강철은 우리나라 길산그룹과 각각 지분 50%씩(각 1억2000만 달러)을 투자해 부산시에 연산 60만t의 STS 냉연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부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을 두고 반대여론이 높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를 비롯, 한국철강협회 및 STS업계, 민주노총 등 노동계, 포항상의와 포항시청, 창원시, 경남경총 등도 청산강철의 국내 진입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청산강철의 국내진출 배경은 2017년 말 인도네시아에 연산 300만t의 STS 공장을 가동하면서 잉여물량을 처리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청산강철은 인도네시아산 열연을 들여와 연간 60만t의 냉연을 생산해 18만t(30%)은 한국에 판매하고, 나머지 42만t(70%)은 수출할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 시장이 이미 공급과잉 상태라는 점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냉연 기준 우리나라 STS의 연간 생산능력은 189만t이며 수요는 100만t이다. 산술적으로 89만t이 남는다. 즉 국내생산물량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까지 생산이 이뤄지면 국내 STS업계는 고사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STS업계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에서도 부산시와 철강협회 간의 대화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많은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어 업계 이야기도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철강협회 관계자는 “연락을 받지 않거나 문자로 짧은 질문과 답변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시는 아직 내부검토 단계에 있는 만큼 최종 결재까지 올라간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다. 현재 외부전문가 의견 등을 듣고 고심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자리문제와 STS 사업 현황, 부산 경제 상황 등 종합적인 내용을 모두 고려해 결정을 하려고 한다”면서 “부산시 유치라고 해서 부산시 경제 상황만 보는 것은 아니고 기업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자사 뉴스룸을 통해 “인니산 STS 소재의 한국 내 가공, 수출에 따라 국제적으로 한국이 ‘우회수출국’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한국산 STS에 대한 통상 분쟁을 촉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무역협회도 지난달 발간한 ‘통상전략 2020’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을 중국의 우회 수출지로 인식하는 부정적 시각을 바꾸기 위해 전방위로 대외접촉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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