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우려에..." 위안화 환율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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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8-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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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내외 시장에서 '포치' 현실화…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 中 지도부 사실상 위안화 약세 용인…무역협상 악재로 작용하나

중국 위안화 환율이 5일 시장의 마지노선(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도 돌파했다.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린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의 처음이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 하방 압력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홍콩 역외 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 종가보다 1.86% 급등하며 7.1위안 선이 뚫렸다.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는 건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날 오후 들어서도 위안·달러 환율은 여전히 7위안대에 머물고 있다. 역내 시장에서도 위안·달러 환율은 7위안 대를 돌파하며 약세를 보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당 기준환율이 6.9위안 선을 넘은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달 들어서만 위안화 기준환율은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약 0.55% 올랐다. 

[자료=중국인민은행]


이는 사실상 위안화 환율이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넘는 이른 바 '포치(破七)'가 현실화한 것이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최근 상하이에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별 다른 진전이 없었던 데다가, 협상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로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게 위안화 약세의 직접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가치 급락은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시킬 수 있어 자국 수출을 일부 진작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반면, 이는 대규모 자본 유출, 주식시장 폭락 등 중국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향후 미·중 무역협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온 게 사실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그동안 '1달러=7위안'이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 지도부도 줄곧 위안화 환율은 무역전쟁에 대응하는 카드가 아님을 주장해 왔다. 

그런데 이날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린 것은 중국 지도부가 사실상 위안화 '포치'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켄청 미즈호은행 선임 외환 스트레티지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사실상 미·중 무역협상 중단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킬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크리스티 탄 호주국립은행 시장전략가는 "역외·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선이 뚫린 것은 미국의 추가 관세폭탄에 대한 중국측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미·중 무역전쟁 격화, 위안화 '포치' 우려에 중국증시는 큰 폭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전장에서만 약 0.8% 하락했다. 
 

5일(현지시각) 중국 위안화 환율이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렸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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