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 때도 최소 운행해야… '필수공익사업' 지정론 확산

  • 서울 버스 파업 운행률 6.8%… 시민 이동권 보장 요구 커져

  • 노조 "파업권 제한" 반발… 전문가 "준공영제 개혁과 별개로 논의해야"

서울 시내버스 파업으로 대부분의 버스가 차고지에 멈춰 서 있다 시내버스 파업때 버스 운행 중단이 반복되면서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필수공익사업 지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서울 시내버스 파업으로 대부분의 버스가 차고지에 멈춰 서 있다. 시내버스 파업때 버스 운행 중단이 반복되면서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필수공익사업' 지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내버스 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버스 운행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시민 이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내버스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파업권과 시민의 이동권이 조화를 이루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 당시 운행률은 4.4%에 그쳤고, 올해 1월 이틀간 이어진 파업 때도 운행률은 6.8%에 불과했다. 2025년 부산·울산·창원에서는 파업 당일 버스 운행률이 0%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스 운행이 멈추면 시민들은 출퇴근과 통학은 물론 병원 방문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다. 특히 지하철이 없는 지역은 사실상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시민 피해가 더욱 크다.
 
필수공익사업이란… 파업 중에도 최소 서비스 유지
필수공익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철도와 도시철도, 항공관제, 병원, 전기·수도 등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다고 파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노사는 필수유지업무협정을 통해 파업 기간에도 유지해야 할 최소 업무와 필요한 인력을 정하며,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는 계속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내버스는 아직 필수공익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파업이 시작되면 버스 운행이 대부분 멈추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노동권도 중요하지만 시민 이동권도 보호해야"
노동계는 필수공익사업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며 정부에 지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안전인력 확충과 노동조건 개선,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민들은 버스 역시 지하철처럼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교통수단인 만큼 최소 운행은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지하철은 파업해도 일정 수준 운행하는데, 버스만 거의 멈추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파업권은 존중하되 시민들의 출퇴근까지 막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준공영제 확대… 최소 운행 보장 필요성 커져
전문가들은 시내버스가 과거 민영제 중심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로 바뀐 점도 필수공익사업 지정 논의의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준공영제는 민간 버스회사가 차량을 운행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노선과 요금 등을 관리하고 적자를 재정으로 보전하는 제도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11개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으며, 특·광역시의 지원 규모는 지난해 약 2조4000억 원에 달했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의 하루 표준운송원가는 2004년 44만여 원에서 2023년 86만여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은 전체 원가의 75%까지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준공영제인 만큼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공공서비스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준공영제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에 포함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파업권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기본적인 이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출퇴근 시간대와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평상시 운행량의 20~30% 수준이라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다만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필수유지업무의 범위와 최소 운행 수준을 합리적으로 정하고, 준공영제의 재정 투명성 강화와 버스업체 관리 개선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전문가들은 "준공영제 개혁과 시민 이동권 보장은 서로 대체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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