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포, 미사일로 오인한 韓...웃지못할 '미사일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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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8-0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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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주장한 1일 한·미 군 당국이 방사포를 미사일로 발표해 대북정보력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놓고 초기 발표 때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던 군 당국이 이번에도 사태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대북 정보수집 및 판단능력에 대한 무능을 자초하는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사격을 통해 새로 개발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탄의 전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설곗값에 도달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무기 체계 전반에 대한 전투 적용 효과성이 검증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조종방사포 무기체계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개발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밝히면서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 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사포는 다량의 포탄을 동시에 발사해 특정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무기다. 북한은 최근 107mm, 122mm, 240mm 등 방사포 사정거리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는 300mm 대구경방사포에 GPS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약 50~200㎞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까지 개발된 방사포 가운데 사정거리가 가장 길다. 합참에 따르면 전날 북한이 발사한 2발은 고도 30㎞로 250㎞를 비행했다.

특히 북한의 발표는 앞서 우리 군 당국의 발표를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경에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군 당국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방사포를 미사일로 오인한 셈이다.

합참은 북한의 발사체가 저고도로 발사된 점, 탄도미사일 고유의 포물선 궤적으로 비행한 만틈 탄도미사일이라는 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를 쐈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행거리와 비행궤적만을 놓고 대구경 방사포와 단거리미사일을 명확하게 구분짓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구경 방사포는 사거리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해 레이더 궤적만으로는 탄도미사일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이미 300mm방사포를 개발해 사정거리를 170㎞까지 늘려왔고, 포를 미사일처럼 써먹는다"면서 "단거리 무기의 경우 포와 미사일 경계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보도 내용으로 미뤄 기존 방사포보다 사거리가 연장되고 명중률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며 "7~8월 하계기간 중에 김 위원장이 동해지역 특각(전용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하계군사훈련을 지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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