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보이콧 재팬’ 日기린·아사히 대신 하이트진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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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8-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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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하이트진로, 1933년 대일본맥주 방계회사 '조선맥주' 효시

  • 롯데주류, 두산그룹이 매각한 토종 두산주류가 전신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으로 시작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자칫 국내 기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일본 제품을 갈무리하는 웹사이트 ‘노노재팬(NONOJAPAN)’에서는 주류 브랜드 가운데 ‘기린’과 ‘아사히’를 불매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기린, 아사히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맥주로는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하이트’, 오비맥주의 ‘카스’ 등을 꼽았다.

국산 맥주 브랜드인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나 ‘피츠’는 대체품에서 제외돼 있다. 롯데는 일본 자본과 지분 관계로 얽혀있다는 이유에서다.

‘출신 성분’을 따져보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역시 일본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하이트진로는 1933년 국내 첫 맥주회사인 조선맥주주식회사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정확히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의 ‘대일본맥주 주식회사’가 서울 영등포에 ‘조선맥주’를 세웠다. 이어 같은 해 일본의 기린맥주 주식회사가 ‘쇼와기린맥주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조선맥주를 대일본맥주의 방계회사라고 정의했다.

이후 조선맥주와 기린맥주는 크라운맥주(현 하이트맥주)와 동양맥주(OB, Oriental Brewery)로 바뀐다. 국내 주류기업들의 시작은 일본에서 비롯했다는 얘기다.

 

1960년대 운송궤짝에 쌓여진 맥주 제품들. 궤짝에 대일본맥주의 방계회사로 하이트진로의 효시인 '조선맥주(향후 크라운맥주)' 등이 각인돼 있다. 당시 맥주는 동양맥주(OB맥주) 업체들이 공동 운송하는 시스템이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오비맥주의 일본과의 인연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두 회사는 각각 일본 맥주 ‘기린 이치방’과 ‘산토리’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수입맥주 수입액 상위 1~4위를 기린·산토리·아사히·삿포로가 차지했다.

롯데주류는 두산그룹이 매각한 주류부문이 전신이다. 물론 롯데는 아직도 일본과 지분 관계로 얽혀있기는 하다.

롯데주류가 속한 롯데칠성음료 지분은 △롯데지주 26.54% △국민연금 8.98% △롯데알미늄 8.87% △호텔롯데 5.92%△롯데장학재단 6.28%△롯데홀딩스 1.37% 등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와 롯데홀딩스 지분 대부분을 일본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 정진기(가명·64)씨는 “1919년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2019년 불매운동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일본회사의 제품은 구매하지 않지만, 롯데는 불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다만 앞으로 불매운동이 더 지속되면 일본산 성분을 사용한 회사까지도 따지게 될 것 같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성훈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불매운동이 일본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것보다 일본의 ‘글로벌 갑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의사를 상징적으로 표출하는 의미가 크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일본산을 전부 찾아내자거나 제조를 어디서 했는지, 지분투자를 얼마나 했는지를 따지다 보면 끝이 없다. 불매운동의 취지 자체가 옅어지고 지엽적인 부분에 빠지게 된다. 상징성이 있는 품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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