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M.S.G는 마트(M)·스낵(S)·그로서리(G) 등 유통업계 이슈를 쉽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조미료(MSG)를 한 스푼 더해 기사 한 줄 뒤에 숨은 이유까지 맛있게 정리해드립니다.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챗GPT]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회사가 임직원 대상 역사 의식 교육을 진행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다시 한 번 '스타벅스'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근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일고 선수들을 향해 '탱크데이' 구호를 외친 영상이 전파를 타면서입니다. 기업 마케팅에서 시작된 부주의한 표현이 고교 스포츠 현장으로까지 번진 셈입니다.
이처럼 특정 문구나 행사 날짜가 역사적 사건과 맞물릴 경우 의도와 무관하게 브랜드 신뢰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의 과거 광고 문구까지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면서 업계 전반의 '역사 감수성' 문제가 재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소이는 지난해 10월 약 한 달간 집행한 버스 광고 문구로 최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아이소이는 잡티 세럼 제품을 홍보하면서 "잊지 말자 625% 침투하자 더 깊게"라는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회사 측은 '625%'라는 수치가 공인 피부임상연구센터의 인체적용시험 결과 중 피부 흡수도 개선율을 바탕으로 작성된 표현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문구가 6·25전쟁을 연상시키는 데다, '잊지 말자'와 '침투하자'라는 표현이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아이소이가 지난해 10월 집행한 버스 광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아이소이 설명에도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제품 효능을 강조하기 위한 숫자와 문구였더라도,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맞물려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앞서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텀블러 이벤트를 진행해 거센 비판을 받은 직후였던 만큼, 아이소이 사례는 단순 실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업계 전반에 역사적 사건을 마케팅 소재처럼 다루는 관행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으로도 번졌습니다.
비판이 확산하자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사과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대표는 "6·25전쟁 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의도와 별개로 소비자에게 상처를 준 점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이어 무신사도 2019년 게재한 양말 광고 카피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아이소이 광고 문구까지 다시 언급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유통기업의 과거 마케팅을 되짚어보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광고 문구 하나, 날짜 하나까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살펴보는 셈입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이 검토해야 할 요소도 이전보다 늘어났습니다. 과거에는 할인율·제품 특징·행사 일정·바이럴 효과 등이 마케팅 검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참사, 특정 기념일과의 연관성까지 살피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숫자와 날짜를 활용한 언어유희는 짧은 시간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업들도 내부 검수 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식음료·패션·뷰티처럼 소비자 접점이 넓고 젊은 세대와 온라인 반응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부주의한 표현 하나가 불매 여론이나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소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임직원 대상 역사 교육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6·25전쟁을 중심으로 근현대사 교육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또 6·25전쟁 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를 위한 후원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을 계기로 마케팅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소비자 눈길을 끄는 문구만큼이나 사회적 맥락을 읽는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감수성을 반영한 검수 체계가 필요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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