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회담 대신 무력 도발 선택한 北…한달만에 '판문점 회동' 전으로 돌아간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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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7-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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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강원도 원산 일대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 추정 2발 발사

  • 리용호 외무상 ARF 파견도 불발, 국내산 쌀 지원도 돌발 '거부'...남북미 대화 '경색' 조짐

  • 전문가들 "한미 전략적 군사공백 적중하면서 경고"…"실무회담은 8월말~9월 중순" 늦춰질 듯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78일 만에 미사일 발사로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다음 달 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재개될 것으로 보였던 북·미 실무회담도 북한의 돌연한 ARF 불참 선언으로 무기한 연기될 조짐이다.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후 싹트던 대화 분위기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반도 정세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북한은 25일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발사한 미상의 발사체 2발은 모두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다"면서 "모두 고도 50여㎞로 날아가 동해상으로 낙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430㎞를 비행했으나, 두 번째 미사일은 사거리가 더 긴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을 이용해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거리로 보면 지난 5월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해 성능을 개량한 같은 기종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은 5월 9일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에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첫발은 420여㎞를, 두 번째는 270여㎞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참은 “발사체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면서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연계시키며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첨단무기체계 개발계획을 갖고 신형전술무기를 꾸준히 개발해왔다"면서 "미국 본토를 때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일정 부분 궤도에 올라섰지만 전력이 상당부분 노출됐기 때문에 이번에 전략무기 시험 발사를 통해 한·미의 군사적 공백을 공략하는 동시에 실무협상 재개 전 압박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미와 한·미 사이의 대화 모드도 올스톱됐다. 북한이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릴 예정인 ARF 외교장관 회담에 리용호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기로 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의 고위급 회담도 사실상 무산됐다. 북한이 ARF에 외무상을 보내지 않은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북·미 간 실무협상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북한은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t 지원도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삼아 거부하고 있다. 최근 북한 외무성 소속 실무 담당자는 WFP 평양사무소에 국내산 쌀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측에 체류 중인 한국인 선원들의 송환 요청에 대해서도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우리는 북한에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며 "단거리였다는 걸 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을 '단거리'로 규정해 이번 도발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미 사이에서 대화를 더 간절하게 원한 건 북한"이라면서 "(북한) 실무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는 아니고, 협상 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사전작업 정도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무회담 재개 시점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는 8월 말이나 9월 초가 될 것"이라며 "늦춰진다면 추석이 지난 9월 중순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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