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승 시인 죽음에 박진성 시인 ‘사회적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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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7-2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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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시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황병성 시인의 죽음에 대해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인은 24일 황병승 형이 죽었다. 죽은 지 보름 만에 가족들이 발견했다는 뉴스다. 정말 슬프고 또 끔찍한 일“이라며 ”생물학적 사인은 더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이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10월, 트위터를 중심으로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으로 몇몇 시인과 소설가들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었다”며 “병승 형의 모교인 서울예술대학교에 형이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대자보가 게재되었고 병승 형은 실명과 사진이 그대로 노출된 채 매스컴에 보도되었다”고 설명했다.

박 시인은 “12년 전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두 명의 서울예술대학교 학생이 대자보에 붙인 사건이다. 2016년의 일이니까 2004년에 있었던 일을, 그것도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대자보를 통해 두 명의 학생이 학교에 붙였고 그 ‘의혹’은 진실이 됐다“고 했다.

이어 “황병승 형은 30대 초반에 데뷔해서 특별한 직업 없이 전업 시인으로 살던 사람이다. 성폭력 의혹 제기 이후, 모든 문학 전문 문예지에서 청탁을 하지 않았고 또한 어떠한 출판사에서도 시집 출간 제의를 하지 않았다”며 “그나마 생계 수단이었던 시 창작 강좌도 모두 끊겼다”고 설명했다.

박 시인은 “소송을 하라고 제가 몇 차례 권유를 했는데 12년 전에 있었던 일의 진위 여부를 다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황병승이라는 시인은 ‘성폭력 의혹 제기’(강단에서의 성희롱 의혹)만으로 모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었고 생업이 끊겼고 지인들과의 연락도 끊겼다.이것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병승 형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자신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고 자신의 무고를 입증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세간의 관심은 빠르게 무관심으로 변해갔고 모든 고통은 온전히 황병승이라는 개인에게 남겨졌다”면서 “우리가 죽인 것이다. 우리가, 한 시인을 죽인 거고 한 시민을 죽인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박 시인은 “12년 전, 자신이 하지도 않았던 발언이 문제가 되어 하루 아침에 생업을 잃고 동료를 잃고 문학을 잃고 그렇게 황병승 형은 죽어 간 것”이라며 “엎드려 울면서 한 시인의 외로운 목소리를 듣는다. 가슴이 찢어진다. 도대체 우리는 무슨 짓을 한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쳤다.

한편, 황병승 시인은 경기도 고양에 있는 자택에서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황 시인은 경기도 고양시 원당 연립주택에서 혼자 살아왔고 사망 현장은 부모가 발견했다. 사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을 일단 수습해 원당 연세병원으로 옮겼으며, 황 씨가 사망한 지 보름쯤 된 것으로 추정했다.
 

故 황병성 시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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