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60대 한국인 남성 탑승한 러 어선, 北에 나포…'무응답' 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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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7-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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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 北수역서 단속…北에 9차례 회신·송환 요청

  • 통일부 "우리 국민 안전한 것으로 파악…러 당국과 협조 중"


한국인 선원 2명이 탑승한 러시아 선박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던 중 북한 당국에 단속됐다.

한국인 선원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북측은 현재 정부의 수차례 송환 요청에도 아무런 답이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24일 러시아 국적의 300t급 어선인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가 지난 16일 오후 7시께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 17일쯤 동해상 북측 수역에 들어갔다가 단속돼 북한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홍게잡이 어선으로, 러시아 국적 선원 15명과 한국 국적 선원 2명 등 총 17명이 탑승했다.

한국인 선원 2명은 각각 50대, 60대 남성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러시아 선사와 기술지도 계약을 맺고 어업지도와 감독관 연락하는 자격으로 승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사진=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은 안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관련 경위를 조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원들은 북측 호텔에서 머물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부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전달 중이다.

정부는 18일 오후께 선박 상황을 인지한 직후 선박 선사의 국내 대리점을 통해 한국인의 탑승 사실 등을 확인했다. 이어 같은 날 저녁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회신을 북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19일 오전 연락사무소의 남북 간 연락대표 접촉에서 북측이 '아직까지 관계당국으로부터 얘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부는 같은 날 오후 3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 명의의 대북 통지문을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재전달했다.

정부는 이후에도 매일 연락사무소의 오전·오후 연락대표에게 접촉하는 등 이날 오후 현재까지 대북통지문 등을 포함, 총 아홉 차례 북측에 회신 및 송환요청을 했다. 그럼에도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선박이 러시아 국적이고, 배에 탑승했던 러시아 선원들도 북한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정부는 현재 러시아 당국과 협조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양국 사이에는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외교당국 통해 러시아와 협조하는 상황이라서 계속 협조 러시아에 요청하고 있으며, 러시아 당국서 확인한 내용을 (우리 측에) 신속히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경우와 같이 한국인이 외국 국적 선박에 승선했다가 북측 수역에서 단속돼 조사를 받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국 국적 선박이 월북했다가 단속된 사례는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2010년 8월 '대승호'와 2017년 10월 '흥진호'가 각각 북측 수역을 침범했다가 나포돼 조사를 받은 뒤 송환된 사례가 있다. 당시 대승호의 경우 31일, 흥진호 선원들은 귀환까지 7일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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