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한화생명, 독자적 CEO 세대교체 방식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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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7-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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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임ㆍ후임 CEO 공동 경영 후 차차 홀로서기 시작

한화그룹 금융 부문(한화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한화생명이 한화손보의 지분 과반수(51.36%)와 한화자산운용 등 대부분 금융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대부분 금융계열사를 책임지는 구조다. 최근 도입 절차를 밟고 있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제 하에서 한화생명은 그룹의 대표회사로 지정돼 금융계열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다.

이같이 책임이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일까. 한화생명에서는 다른 금융계열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CEO 세대교체 방식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임 CEO가 후임 CEO와 함께 공동 경영을 맡다가 차차 후임이 홀로 서기를 하는 방식이다.

현재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는 차남규 부회장도 이같이 선배 부회장과 공동경영을 거쳐 단독 대표이사로 홀로 섰다. 차 부회장이 처음 CEO로 취임한 2011년에는 신은철 전 부회장이 장기간 한화생명을 경영하고 있었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왼쪽 사진),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사진=한화생명]

신 전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을 인수한 후 보험사 경영을 맡기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해온 CEO였다. 2003년 취임한 이후 2013년까지 10년 이상 한화생명의 경영을 맡은 장수 CEO였다. 차 부회장은 만 2년 가까이 신 전 부회장과 함께 한화생명의 공동 경영을 맡았다.

2013년 4월 말 신 전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잠시 독자경영을 시작하는 듯 보였으나 1년 4개월 만에 한화그룹의 2인자로 불렸던 김연배 전 부회장이 한화생명 각자 대표로 내정되면서 다시 공동 경영을 하게 됐다.

차 부회장은 김 전 부회장이 1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2015년 9월 이후부터 독자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사실상 3년 가까이 쟁쟁한 선배인 신·김 전 부회장과 함께 공동 경영을 맡으며 업무를 완전히 파악한 다음에야 독자 경영을 시작한 셈이다.

이 같은 공동 경영 이후 독자 경영 체제는 차 부회장의 경우로 끝난 것이 아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여승주 전 한화그룹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차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9년 전 선배 CEO와 함께 일했던 차 부회장이 이제는 후배 CEO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선임의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이를 놓고 한화그룹 안팎에서는 여 대표가 차기 한화생명을 책임질 CEO로 낙점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차 부회장이 자리를 물러날 때쯤 업무를 완전히 파악한 여 대표가 단독 경영을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 부회장의 전례를 보더라도 여 사장이 차기 한화생명을 이끌어가게 될 것 같다"며 "선‧후임 CEO의 공동 경영이 한화생명 특유의 CEO 교체 방식으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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