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점박이물범과 노랑부리백로의 보금자리인 충남 가로림만 서산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적 철새 이동경로의 핵심 기착지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충남도는 25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서산갯벌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안이 최종 의결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 전남 신안·보성∼순천 등 서남해안 일대 1284.11㎢ 규모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021년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평가를 토대로 2단계 확대 등재를 권고했다.
이에 충남도는 지난해 64.67㎢ 규모의 가로림만 서산갯벌을 전남 여수·고흥·무안 갯벌과 함께 2단계 확대 등재 대상으로 신청했다.
서산갯벌은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이동성 조류의 먹이터이자 중간 기착지로서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에 포함됐다.
IUCN은 서산갯벌을 비롯한 확대 등재 대상지가 세계에서 규모가 크고 생산성이 높은 갯벌 생태계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중심부에 자리해 다양한 이동성 물새에게 먹이터와 번식지를 제공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EAAF를 따라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물새는 약 5000만 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서산갯벌을 비롯한 서해안 연안 습지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갯벌에서는 ‘한국의 갯벌’에 서식하는 조류 216종 가운데 도요·물떼새류 32종과 기타 물새류 59종 등 모두 174종이 확인됐다. 이 중 14종은 멸종위기 조류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IUCN 적색목록 취약종(VU)인 노랑부리백로는 전 세계 개체군의 5% 이상이 서식해 세계 최대 서식지로 꼽힌다.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발도요 등 여러 조류도 전 세계 개체군의 1% 이상이 서산갯벌을 이용하고 있다.
서산갯벌을 비롯한 가로림만에는 흰발농게와 대추귀고둥 등 법정 보호종을 포함해 600여 종의 갯벌 생물이 서식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만에 서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충남도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가로림만의 생물다양성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적인 인지도 상승과 함께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는 2032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입해 점박이물범과 감태, 자갈톱 등 가로림만의 특색 있는 해양생태 자원을 활용한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과 내년 조사 통과를 목표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등재는 충남도와 서산시, 국가유산청,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일군 성과다.
도는 2021년 전국 최초로 ‘점박이물범 및 서식지 보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위원회를 구성·운영했다.
점박이물범 서식지 보호계획도 마련해 IUCN의 현지 실사와 서면 질의 등에 대응해 왔다.
세계유산위원회에 참석한 박수현 충남지사는 “가로림만은 충남과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넘어 이제 인류가 함께 지키고 보전해야 할 세계의 유산이 됐다”고 환영했다.
박수현 지사는 이어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가로림만을 세계인이 찾는 해양생태 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산과 태안에 걸쳐 있는 가로림만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해양생물보호구역이다.
전체 면적은 147.05㎢, 해안선 길이는 162㎞이며 갯벌 면적은 80㎢에 달한다. 해역에는 4개의 유인도와 48개의 무인도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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