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발견]44. '日불매운동'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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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07-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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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애 유성룡 '징비록'

# 임진년 봄에 신립과 이일을 나누어 보내서 지방의 군비를 순시하도록 했다. 이일은 충청도·전라도로 가고, 신립은 경기도·황해도로 가서 모두 한 달이 지난 뒤에야 돌아왔는데 점검한 것은 활·화살··칼 같은 것들뿐이요, 군읍에서는 모두 문서의 형식만 갖추고 법을 회피하려 들기만 하고 방어에 관해 별달리 좋은 계책이 없었다. –징비록(서애 유성룡·위즈덤하우스) 중에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기습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우리 경제의 급소만 노린 것을 보면 꽤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를 위해 이미 두 달 전부터 전담부서를 만드는 등 물밑에서 치밀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 보복이 시작되자 정부와 기업은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우왕좌왕할 뿐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부 방심에서 불거진 일입니다. 정부는 경제 보복을 예견했다고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기업들 역시 현지 상황에 대해 무관심했습니다. 일은 이미 벌어졌고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 기업, 국민이 모두 뜻을 모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국민 사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퍼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일본 제품 목록을 공유하고 비싼 수수료를 물면서까지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등 우리 국민이 항의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국민이 다 같은 마음은 아닌 듯합니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에 대해 "일본에 전혀 타격을 주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또 잠잠해지겠지"라며 무용론을 쏟아냅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개싸움을 할 테니, 정부는 정정당당하게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도 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후안무치함과 편협함을 널리 알려라. 외교적으로 당당하게 나가라"라는 글이 올라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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