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IAEA 긴급 이사회서 '말폭탄' 대격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언 기자
입력 2019-07-11 08:0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美 "핵 부정행위 보상 막아야"…이란 "​美, 가학적 불법제재"

  • 트럼프 "제재 더 늘어날 것" vs 이란 "미국과의 협상 없다"

미국과 이란이 주고받는 '말폭탄'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1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열린 긴급 집행이사회에서 상대를 맹비난하면서 격돌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서 뿌리깊은 불신을 노골적으로 나타냈고, 이란은 핵합의를 혼자서 지켰는데도 미국이 가학적인 불법 제재로 '경제전쟁'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재키 월컷 IAEA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새로운 핵합의를 위해 선행조건 없이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이란에 제재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런 협상이지 '핵 협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최근 벌인 도발(핵합의 이행 축소)로 이란이 이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이런 부정행위가 보상받지 못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란이 이득을 얻는 데 성공하면 그들의 요구와 도발은 더 커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카젬 가리브 아바디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제재의 결과가 희생이 크고 예상할 수 있는 만큼 이것은 전쟁의 무기이자 침략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라며 "경제 제재는 표면적 목표와 달리 서민에 대한 연좌제이고 인간성에 대한 범죄로 여겨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일방적 불법 제재를 다른 나라의 주권과 사유 재산을 강압하는 수단으로 쓰는 가학적 성향이 있다"라며 "반드시 이를 끝내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핵합의 당사국 모두가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도 이에 상응해 핵합의를 기꺼이 다시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긴급 집행이사회는 핵합의를 탈퇴한 미국이 이란의 핵합의 위반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요청해 소집됐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 대표들도 참석했으나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가리브 아바디 대사는 회의 뒤 기자들에게 "가슴에 총을 겨누는 나라와 협상할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라며 "핵합의를 다시 논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와 함께 양국 외교·안보 분야 수뇌부의 비난 성명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오랫동안 은밀하게 농축을 해왔다"며 이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전면적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존 케리 전 국무장관과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끔찍한 1500억 달러'짜리 합의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합의는 몇 년 못 가서 소멸할 것이었다"며 "제재들은 곧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측이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의 배후로 지목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하면 나쁜 합의를 종식할 수 있는지에 관해 언젠가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핵 합의를 파기한 배후에는 볼턴 보좌관과 같은 반 이란 '매파'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장관은 "볼턴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우라늄 농축을 '제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05년(실제는 2004년)에도 유럽 3개국과 이란의 파리 협약을 깼다. 결과는? 이란은 2012년까지 우라늄을 100배로 농축했다"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이란 핵합위 위기[그래픽=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