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빵을 나눠 주려면 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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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무원 한국·브라질 소사이어티 상근 부회장
입력 2019-07-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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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룰라 대통령, 노조의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됐지만 실리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대통령으로 변신

[사진=편무원 한국·브라질 소사이어티 상근 부회장]


요즘 도를 넘는 노조들의 행태와 이들을 대응하는 정부의 대응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후에는 노조가 주인행세를 하는 나라가 된 것 같다.

민노총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본연의 노조 역할을 벗어나 자신들이 ‘촛불 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며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다며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과도하게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은 ‘2018 전국민중대회’에서 “말로만 노동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공약조차 지키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며 “탄핵 망치를 두드렸던 국회가 촛불 행진 이전으로 세상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2년 전 노동자와 영세상인, 청년 등이 박근혜를 끌어 내렸듯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촛불의 염원을 실현하자”며 현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들 주장대로 민노총의 지원 덕분에 집권해서인지 문재인 정부는 도를 넘는 노조의 폭력 시위에 너무 관대하다.

마치 정부가 민노총 노조에 면죄부라도 준 것 같다. 유성기업 임원 폭력에 대한 기억이 잊혀 지지도 않았는데 최근에는 민노총 소속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의 불법 폭력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권력을 무시하고 폭력을 일삼는 이들의 행태는 마치 폭력조직과 같다.

문재인 정부에 공권력은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 그래서인지 요즘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이 더 위대하게 느껴지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룰라는 금속노조를 이끌다가 좌파지식인들과 함께 노동자당(PT)을 창당한 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 지 4 번째인 2002년 10월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룰라의 노동운동은 폭력을 반대하고, 노동자가 아닌 대학생 집단의 참여를 배제했으며, 공산주의 이념보다는 노동자 집단의 권익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온건한 노선이었다. 실제 노조의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된 룰라는 실리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대통령으로 변신했다.

룰라는 집권 초기에 경제정책을 수립하면서 파이를 나눌지, 아니면 키울지를 고민했고, 서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파이를 키우는 정책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을 기초로 긴축재정과 고금리 정책, 세수증대와 연금개혁, 노동자 복지혜택 축소를 추진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노동자들은 물론 기업들도 환영하지 않는 정책이었다.

반대파에 대한 설득은 룰라의 몫이었다. 룰라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적 화합과 지지, 야당에 대한 설득 없이 정책을 추진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변절자라고 비판하는 국내외 좌파들에게는 “내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변화를 통해 나와 노동자당은 더욱 진실하고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빵을 나눠 주려면 빵이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좌익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자신 있는 태도인가?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 시 지지도가 87%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에게 이러한 자신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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