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위축 심화…"먹고 마시는데 급급, 車·가전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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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7-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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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음료 소비 증가, 연휴·물가상승 효과

  • 제조업 경기 바로미터 품목은 판매 부진

  • 당국 "시장 하락세" 자인, 무역전쟁 여파

[사진=신화통신]


중국의 민간 소비 위축세가 심상치 않다. 물가 상승과 연휴 경제 효과 등에 힘입어 전체 소비 규모는 확대됐지만 증가폭이 줄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품목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의 여파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4일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1~5월 사회 소비품 소매 총액이 16조1000억 위안(약 2740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수치이지만,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왕빈(王斌) 상무부 시장운용국 부국장은 "상반기 전체로는 8.2% 정도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배경에서 거둔 성과로 중국의 소비 증가 속도는 여전히 상위권"이라고 강조했다.

기초 일용품과 식품, 음료 소비 확대가 전체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일용품 소비는 전년 동기보다 14.5% 증가했고 식품과 음료는 각각 10.5%와 10.1% 늘었다.

명절 연휴 기간 소비도 영향을 미쳤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고 단오절 때는 8.6% 증가했다.

5월 노동절 연휴 기간 소비는 16.1% 급증했다. 이에 따라 5월 사회 소비품 소매 총액 증가율은 전월보다 1.4%포인트 오른 8.6%로 집계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따른 육류 가격 인상과 신선 과일 가격 폭등 등으로 소비자 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1~5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2%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자동차 구매는 2% 감소하면서 전체 사회 소비품 소매 총액 증가율을 1%포인트 끌어내렸다. 휘발유 등 액체 연료 소비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7.9%포인트, 가전제품과 가구 소비 증가율도 각각 3.2%포인트와 3.8%포인트 하락했다.

건자재 소비 증가율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4.1%포인트 떨어졌다.

결국 먹고 마시는 소비는 유지되고 있지만 제조업 경기에 영향을 미칠 품목의 소비는 줄고 있다는 의미다.

왕 부국장도 "전반적으로 소비 시장이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소비 촉진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도농 연계 소비 정책 △농산물 유통 활성화 △상품·서비스 질 향상 △비즈니스 환경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선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 만큼 협상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양국 갈등이 지속된다면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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