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총수, 구광모 회장 1년] 형식에서 벗어나라...핵심은 조직 속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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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06-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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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 강서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구광모 ㈜LG 대표(앞줄 왼쪽 셋째)가 초청 인재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그룹이 '구광모 체제'로 재편된 지 만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구 회장은 젊은 감각으로 조직 내외부 혁신을 주도하며, 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성에 대한 틀을 잡았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특히 그는 회장 대신 '대표'로 불리길 원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자유로운 대화 공간을 조성하는 등 사람 중심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했다.

◆ '선택과 집중'···조직·사업 구조 재편

구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조직과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작년 말 LG화학, LG이노텍, LG상사, LG경제연구원 등 8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새롭게 선임하며 변화의 닻을 올렸다.

특히 LG화학의 대표이사(부회장)로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영입하면서 대변화를 예고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창립 71년 만에 첫 외부 영입 케이스다. 지주회사인 ㈜LG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홍범식 베인&컴퍼니 대표를 영입했다. 또한 역대 LG 임원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34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해 미래 사업을 이끌 인재풀을 새롭게 꾸렸다.

'선택과 집중'을 핵심 방침으로 내세우고, 사업 구조 역시 재정비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시스템즈 청산, 수처리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4월부터는 국내 유일의 휴대폰 생산기지인 평택공장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반용 조명 사업을 철수하고, 자동차용 조명에 집중하기로 했다. 

비주력 사업을 청산하는 대신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해 7월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9월 LG화학의 미국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 '유니실' 인수에 이어 올 들어 LG생활건강의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을 단행했다. 

◆ 자유로운 조직문화 구축···'인재'가 핵심 

대그룹 총수 가운데 최연소인 구 회장은 한층 더 젊고, 유연한 '조직 문화 만들기'에도 적극 나섰다. 

우선 계열사별로 기존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3단계(사원-선임-책임)로 직책을 간소화했다. 주 1회 시행하던 자율 복장제를 완전 자율제로 바꿨다. 분기 임원 세미나는 월례 세미나로 바뀌었다. 회장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임직원들과 토론하고 교류하는 'LG포럼'으로 거듭났다.

또 '주 50시간' 법 시행에 한발 앞서 '주 40시간' 근무 문화 정착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주 52시간을 넘길 경우 귀가 명령을 내리고, 사업장 출입을 제한하는 등 보다 강력한 규제를 포함한 새로운 근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서초 연구개발(R&D) 캠퍼스에 소속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고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살롱 드 서초(Salon de Seocho)'를 열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여의도 트윈타워에 LG전자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경영진과의 대화,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소통공간인 '다락(多樂)'을 만들기도 했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도 직접 뛰었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인재확보를 강조했다. 올해 2월과 4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행사인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만드는 일에 꿈과 열정을 더해달라"며 인재 영입에 직접 나섰다. 

구 회장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우수 인재를 대거 영입해 궁극적으로 '고객 만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3월 고객가치 창출성과를 공유∙격려하기 위해 열린 'LG어워즈(Awards)'에서 구 회장은 "LG가 하는 혁신은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가치를 높이는 일에 철저하게 집중된 것이어야 한다"며 "과감히 도전하는 시도와 노력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대표(오른쪽)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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