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정수기 물 믿고 마셔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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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6-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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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회사에 '붉은 수돗물'을 마셔도 되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제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지만 필터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업계 관계자는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집에 설치된 정수기로 붉은 수돗물을 마셔도 되냐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사용하는 정수기에 적용된 필터나 정수기 관리법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고 밝혔다. 

인천 지역 주민들은 21일째 붉은 수돗물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되자 수산·남동정수장 물을 대체 공급하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서구 지역에선 사고 당일 붉은 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달 2일부터는 영종지역, 13일에는 강화지역까지 필터가 변색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붉은 물 성분을 환경부가 분석한 결과 알루미늄 36~60%, 망간 14~25%, 철 등 기타 성분이 26~49% 등으로 나타났다. 깨끗한 필터는 탄소 99%, 기타 무기 원소가 1%로 구성된다.

조사반은 "정수기나 필터로 한 번 거른 물은 마셔도 된다"면서도 "수질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음용을 권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해지역 주민들은 정부 설명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검단에 사는 김영미 씨는 "정수기를 믿고 마셔도 되는지, 마시면 안 되는지 조사단 설명을 알아듣기 어렵다"며 "불안해서 생수를 사마시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오후 인천시 서구 당하동 한 가정집 수도꼭지에 10분 정도 묶어둔 물티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수기 업체들 입장은 기본적으로 붉은 수돗물이어도 정수기를 거친 물은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수도꼭지에 연결해서 시험한 단필터는 큰 입자성 물질만 걸러주기 때문에 색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정수기의 경우 3~4단계 필터가 적용돼 있어서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준다"고 말했다.
 
다만 필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정용 정수기에는 역삼투압필터, 중공사막필터, 나노필터가 사용된다. 보통 저수조 타입은 역삼투압필터가, 직수 타입은 중공사막필터와 나노필터가 각각 활용된다.

역삼투압 방식 막의 크기는 0.0001마이크로미터(㎛)로, 중공사막 방식 막보다 최대 1000배 이상 촘촘하다. 유기오염물질, 대장균, 중금속을 포함한 이온성 물질 등 다양한 성분을 제거해준다. 일본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역과 강화도 석회질이 발견됐을 때도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가 많이 사용됐다.

각 사 정수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직수 타입에 사용되는 필터들은 중금속을 걸러내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직수정수기에 적용되는 필터는 큰 입자 위주로 걸러내 제거 성능이 떨어진다"며 "직수정수기를 쓰는 경우 해당업체에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오는 22일부터 수돗물을 단계적으로 정상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29일까지는 모든 지역에 물이 제대로 공급되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공촌정수장 정수지, 배수지, 송수관로 등에 대한 이물질 제거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수질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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