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전격 방북…트럼프 압박하며 한·미 견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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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곽예지 기자
입력 2019-06-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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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권 후 첫 방북, 中 최고지도자 14년만

  • 한미 정상회담 전 북중 밀월 과시 목적

  • 트럼프 담판 앞두고 "양보 없다" 메시지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격적으로 방북을 결정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중 밀월을 과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관영 신화통신은 후자오밍(胡兆明)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시 주석이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점에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의 초청으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자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인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조선을 국가 방문하게 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13년 집권한 이후 처음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이후 14년 만이다.

그야말로 전격적인 방북 결정이다. 지난해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답방 형식의 방북 가능성이 거론돼 왔지만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특히 1월 방중 때는 시 주석의 방북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시 주석이 방북을 결행하지 못했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 때문이다.

트럼트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제기하며 시 주석을 압박했다.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는 북한 방문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결렬되면서 시 주석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 장기화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대미 항전 의지를 굳힌 만큼 더이상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전에 북한을 방문해 미·중 담판에 임하는 각오를 전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6월 이달 말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의식해 북·중 밀월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물론 미·중 무역전쟁 판도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게 됐다"며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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