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입니다"… '그놈 목소리', 앱으로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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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06-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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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은행 '피싱스톱', 두 달간 보이스피싱 15억 피해 예방

A씨(48)는 지난 3월 본인의 신용카드가 해외에서 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문자메시지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은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대신 신고해주겠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잠시 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소개한 사람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범죄자금세탁에 이용돼 모든 계좌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 후 원격조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했다. 이후 A씨는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의 지시를 따랐지만, 이는 보이스피싱이었다. A씨는 이번 사건으로 4900만원을 잃었다.

다음달 이 같은 전화를 받으면 보이스피싱이라고 안내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IBK기업은행은 '피싱스톱' 앱 시범 운용 결과 지난 두 달 동안 15억원가량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3월18일부터 자행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보이스피싱 예방 앱 피싱스톱을 다음달 중 일반 고객에게 무료 오픈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이 금융감독원 및 한국정보화진흥원과 공동 개발한 피싱스톱은 8200여건의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내역을 학습한 인공지능(AI)이 고객의 통화 내용을 분석해 사기 확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실시간 알림으로 피해를 예방하는 앱이다. '보이스피싱 주의 단계입니다' 식의 음성과 함께 진동 알림이 울리며 스마트폰 화면엔 '보이스피싱 주의' 등의 문구가 뜬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달 14일 오후 5시 기준 총 1만1082명이 피싱스톱 앱을 내려 받았으며, 이 앱을 설치하고 전화통화까지 한 '활성화 고객' 수는 3234명이다. 이중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돼 알림이 울린 건수는 △보이스피싱 주의 51건 △보이스피싱 경고 31건 △대출사기 주의 83건 등으로 총 165건이었다. 앱 개발 단계에서 탐지를 잘못한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165건 대부분이 보이스피싱 사기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인당 평균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91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싱스톱으로 약 15억원의 피해를 막은 것이다.

앱 개발자인 이봉기 기업은행 IT정보부 과장은 "보이스피싱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지방검찰청이다',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 등 전반적으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며 "시범 출시 전 금감원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스톱피싱에 시뮬레이션한 결과 10건 중 9건을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일반인들도 피싱스톱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생 피해액은 4440억원으로 전년보다 82.7%(2009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피해액은 하루 평균 12억2000만원, 1인당 평균 910만원에 달한다.
 

[사진=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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