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딸 방치·사망 부부, 살인죄 아닌 ‘학대치사죄’로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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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9-06-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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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경찰청, 14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

인천에서 생후 7개월 딸을 닷새간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부가 14일 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살인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A씨(21)와 B양(18)을 기소의견으로 인천지검에 넘겼다.

두 사람은 부부로 지난달 31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부부는 태어난 지 7개월밖에 안 된 C양을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집에 내버려 두고 돌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경찰은 부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했으나 부부가 “상대방이 아이를 돌볼 줄 알았다”고 진술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의자가 피해자가 숨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때만 적용할 수 있다.
 

생후 7개월 된 딸을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A씨(21·왼쪽)와 B양(18)이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미추홀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심하게 다툰 A씨 부부는 같은 날 오후 늦게 집을 나갔다. 이후 어머니인 B양만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인 26일 오후 6시 다시 외출했다. C양은 이때부터 5일간 혼자 집에 있었다. 이 기간 아버지인 A씨는 친구와 게임을 하고, B양은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생활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12분께 집에 들어가 안방 아기침대 위에 딸이 숨진 채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15분 만에 다시 외출했다. B양도 이날 오후 10시 3분께 아는 오빠와 함께 집에 들어갔다가 숨진 딸을 그냥 두고 10분 만에 집을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첫 참고인 조사에선 “지난달 30일 딸을 재우고 마트에 다녀왔는데 아이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었고 다음 날 일어나보니 숨져있었다”며 진술했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거짓말로 확인돼 지난 5일 긴급체포됐고, 지난 7일 두 사람 모두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B양은 이후 조사에서 “평소 양육뿐 아니라 남편 외도와 잦은 외박 문제로 다툼이 많았다”면서 “상대방이 돌볼 거라고 생각하고 각자 집을 나갔다”고 방치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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