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中 기업 환경 열악... 대미 투자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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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6-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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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기업 대미 직접투자, 2016년 최고점 이후 90% 가까이 하락

“위기에 대비하자”는 최근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사훈’이 될 만큼 중요한 말이 됐다.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미국의 규제 강화 등에 부딪히면서 이들의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해지고, 대미 투자도 급감하면서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을 대표하는 미국 중국상업연합회(CGCC) 천쉬 회장은 10일 CGCC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무역전쟁은 중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과 기업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됐다”며 “이는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마저 감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CGCC가 올 2,3월 1500개 회원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의 투자와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됐다고 답한 응답자는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2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투자도 감소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올해 초 중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최고점을 찍은 2016년과 비교해  90% 가까이 하락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인 미·중 관계 전국 위원회와 경제 컨설팅업체 로디엄에 따르면 2016년 462억 달러(약 54조 8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중국의 대미 투자는 2017년 294억 달러로 축소됐고, 지난해는 54억 달러로 급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CGCC 설문조사에 응한 ‘중국 유리왕’ 푸야오유리공업그룹과 중국 3대 TV 제조사 중 하나인 하이센스(Hisense) 관계자는 “대부분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미국에서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것은 최대한 미루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권한이 강화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외국기업의 미국 기업 투자에 안보 위협이 있는지 철저히 심의하고 있기 때문.

특히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소규모 지분 거래까지도 심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CFIUS는 중국 기업이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투자를 통해 얻은 환자 정보 접근권이 중국 정부에 넘어가 미국인들을 협박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투자 위험조사 현대화법(FIRRMA)에 따라 미국 스타트업의 소액지분을 외국인이 취득하는 것도 심사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매출 타격도 크다. CGCC 회원기업들 중 올해 월 평균 수익이 지난해와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낮다고 답한 기업들은 전체의 60%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이다. SCMP는 해당 설문조사는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된 5월 이전 실시된 것으로, 현재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응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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