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 양정철 ‘4시간 만찬’ 부적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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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9-05-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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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1일 강남 한정식집에서 4시간가량 식사

  • 양정철 “사적인 만남…민감한 얘기 오가지 않아”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지난주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한 것으로 27일 확인되면서 정치권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의 총선 전략 등을 담당하는 민주연구원장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장이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만남’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인터넷 매체 ‘더팩트’의 보도에 따르면 서 원장과 양 원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에서 사적인 모임을 가졌다. 두 사람은 오후 6시20분쯤부터 10시45분쯤까지 4시간 이상 식사했다. 이 매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양 원장은 “사적인 만남”이라며 “민감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당장 야권에서는 서 원장의 총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양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한 만찬이었다"며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께서 원래 잡혀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양 원장은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양 원장은 이를 보도한 매체에 대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취재 및 보도경위에 여러 의문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어 "당사에서부터 전철 한 시간, 식당 잠복, 서너 시간을 몰래 따라다니며 뭘 알고자 한 것이냐, 추구하고자 한 공적 이익은 무엇이냐"며 "기자 정신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은 다르다. 적당히 하면 좋겠다"고 했다.

양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절한 만남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그건 각자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야권은 즉각 공세를 펼쳤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국회 정보위를 열어 서 원장에게 직접 해명을 듣겠다고 했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가까이 할 수도 가까이 해서도 안 될 두 사람이 4시간에 걸친 밀회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국가 정보기관의 내년 총선 개입이 본격화된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국정원의 선거중립은 물 건너갔고, 선거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서 원장은 즉각 자리에서 ‘민주당 선거도우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정원장이 여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과 장시간 독대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 개입의 의혹을 살 소지가 충분하다”며 “정보위원장을 맡고 계신 이혜훈 의원이 정보위를 즉각 개최해서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밥을 먹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뭔가 불법적인 게 있는지를 더 밝혀내야 되는 거지, 밥 먹은 거 갖고 ‘정치개입을 했다’, ‘권한을 넘는 부당한 것을 했다’고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총선 병참 기지 역할을 담당할 민주정책연구원의 부원장으로 민주당 김영진·이재정·이철희 의원, 백원우 전 의원이 선임됐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연직 부원장이다. 당내 정책전략통 인사들이 포진하면서 총선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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