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현장을 가다(中)] SK하이닉스 M16 공사 순항···미래 반도체 시장 정조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천=김지윤 기자
입력 2019-05-27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신규 D램 공장 M16 내년 10월 완공 목표

  • R&D센터 공사 막바지···오는 9월 오픈 예정

  • 인근 주민들 반도체 시장 경기 예의주시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뒤로 보이는 M16에 대형 크레인들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대형 크레인 10여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각종 장비를 실은 덤프트럭들도 끊임없이 공사 현장으로 들어섰다.

'보다 안전하게, 정확하게, 완벽하게, M16'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공사 현장 직원들이 머무르는 임시 건물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최근 방문한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는 2020년 10월 완공을 앞둔 신규 공장 M16 공사가 한창이었다. 약 두달 전만 해도 건물의 뼈대와 대략적인 형태만 보였는데, M16은 이제 제법 반도체 공장의 외관을 갖춘 듯했다.

◆ 신규 공장 건설로 분주

M16은 SK하이닉스 본사 정중앙에 5만5805㎡ 규모로 들어선다. 연면적은 66만893㎡에 달한다. 지상 10층으로 건설될 예정인 만큼 나날이 건물이 높아지고 있었다.

이 공간은 신규 D램 생산라인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차세대 노광장비인 극자외선(EUV) 전용 공간이 별도로 조성돼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열린 'M16 기공식'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M16은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출발선"이라며 "세계 최초, 최첨단 인프라에 걸맞은 혁신과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 D램 생산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자 D램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생산라인 최적화'에 나서는 등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꾸준히 설비를 확충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장악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3월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내 M16 건설 현장 모습. [사진=김지윤 기자]

◆ 'R&D센터'도 막바지 작업

이날 또 눈길을 끄는 곳은 '연구개발(R&D)' 센터였다. 오는 9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R&D 센터에서는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이미 건물 중반까지는 유리창 작업도 끝난 상태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 10월 이 센터 착공을 했다. 설립을 위해 2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지상 15층, 지하 5층에 연면적 약 9만㎡ 규모로 조성됐으며,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최신 설비를 갖춘 M14 공장 옆 부지에 위치해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이천 본사 내에 흩어진 4000명이 넘는 R&D 인력을 이 센터에 집결시켜 반도체 기술 역량 극대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미래기술연구원과 낸드 개발사업부문의 인력들이 입주한다. 이미 일부 R&D 인력, 패키징 제조기술 인력 등이 사무실 장비를 옮기는 등 이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SK하이닉스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될 당시 약 8000억원이었던 R&D 투자액은 지난 2016년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무려 2조8950억원을 R&D 투자에 집행했다. 올해 1분기 R&D 비용은 7434억51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5894억6900만원) 대비 크게 늘었다.

각종 시설과 설비 투자가 단행되고 있는 만큼 지역 경제도 활력이 돌았다. SK하이닉스 본사 반대편에는 신축 오피스텔과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신규 공장 증설 호재가 더해지면서 지역가치가 많이 상승했다"며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 공사장 인부들이 유입되며 단기로 방을 구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M16의 생산유발효과가 80조2000억원에 이르고,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2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고용효과는 34만8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내 연구개발(R&D)센터에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김지윤 기자]

◆ 반도체 불황에 우려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가 지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메모리 수요 둔화 등 어려운 사업환경이 전개되며 지역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이천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이천에 납부한 지방법인세는 19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천시가 마련한 예산의 22%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이천에 납부한 지방법인세는 무려 3500억원이다. 그 외 협력업체들의 법인세, 일자리 창출에 따른 세금까지 포함하면 세수 창출 효과는 훨씬 더 커진다.

하지만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분의 1정도 급감했다. 증권사들은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89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5739억원)보다 83.98%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반도체 업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김씨는 "반도체 시장이 어렵다고 하고, 52시간 근무제 등도 시행되면서 확실히 회식이 줄었다"며 "점심 때만 손님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최근 인근에 문을 연 한 오피스텔 관계자는 "새로 들어서는 건물은 많은데, 상가임대가 잘 되지 않고 있다"며 "SK하이닉스 내에서 짓고 있는 공장 건설 등이 끝나면 인부들이 빠져나가 상권이 더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