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영 "외교부는 비상상황…기강해이·범법행위, 부끄러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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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5-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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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영 신임 외교부 1차관은 24일  "외교부는 지금 비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때에 제가 제1차관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게 됐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주미대사관 직원 K씨가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유출한 것과 관련해 "신속하고 엄중한 문책조치와 재발방지 노력을 통해 하루빨리 외교부에 대한 믿음을 회복해 나가야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에 해외공관에서 국가기밀을 다루는 고위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기강해이와 범법행위가 적발됐다"며 "외교부를 믿고 아껴주신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부끄러운 사건"이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우리의 국익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외교를 위해 최일선에서 분투하다 쓰러진 분들이 계신다"며 지난달 말 59세의 나이에 급성 백혈병으로 별세한 문덕호 주핀란드 대사와 지난해 말 대통령 순방 도중 쓰러진 김영은 남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언급했다. 

조 차관은 "이런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직 국익을 위해 봉사하는 외교부'라는 명예와 긍지를 지켜올 수 있었다"며 "외교부는 전문성과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승부하는 곳"이라며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되돌아보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제가 5년 동안 외교부를 떠나있으면서 지켜보니 외교부는 타 부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기강과 규율이 느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특히 인사(人事) 명령에 있어 상명하복의 규율을 확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계속 유지해오던 것이 이제 일종의 '제도피로'에 직면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 우리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교부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차관은 "실력 있는 외교가 곧 국민에게 사랑받는 외교"라면서 "실력있는 외교를 통해서 외교부의 위신을 다시 세워 보자"고 말했다.

조 차관은 이른바 외교부 내 일본 전문가 그룹을 지칭하는 '재팬스쿨' 출신이다. 지난 2012년 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 파문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동북아국장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외교부를 떠났다가 지난해 국립외교원장으로 발탁돼 외교부로 복귀한 바 있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24일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며 직원들과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2019.5.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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