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人] 이윤태 사장의 선택과 집중, 열쇠는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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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04-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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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사진=삼성전기 제공]

[데일리동방]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5G 안테나모듈과 MLCC(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사업으로 ‘선택과 집중’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삼성전기는 PLP(Panel Level Package) 사업 일체를 삼성전자에 양도한다고 30일 공시했다. 양도가액은 7850억원이다. PLP는 반도체와 메인보드 연결하는 데 쓰이던 인쇄회로기판(PCB) 없이 반도체를 완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양도 목적을 “주력 사업에 대한 경영 역량 집중”으로 밝혔다. 경영 효율화로 사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같은날 삼성전기는 1분기 영업이익 19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5% 감소했다.

2015년부터 PLP를 개발해 온 삼성전기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 웨어러블용 AP패키지 양산 등 사업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업 확대와 빠른 성과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급속한 성장이 전망되는 전장용 MLCC·5G 통신모듈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PLP사업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이윤태 사장이 선택과 집중을 내세운 근거는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다. 삼성전기는 25일 세계 최소형 5G 안테나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5G 기기는 28~39GHz 대역 초고주파로 속도가 빠른 대신 파장이 짧고 직진성이 강해 신호를 멀리 보내기 힘들다. 안테나 모듈은 줄이면서 초고주파를 송수신해야 해 기술 난이도가 높다. 삼성전기는 기판・소재기술과 초소형 패키징 노하우로 기존 제품 대비 크기를 25% 줄이고, 전력소모도 낮췄다. 통신 효과는 높이고 제품 크기는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윤태 사장은 "기존의 4G 안테나는 기술적 차별화가 어려워 생산하는 업체가 많았지만 5G 안테나는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기판과 소재, 패키징과 테스트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해 역량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5G 안테나 모듈의 대량 생산 일정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와 조율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와 기지국에도 공급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5G 기술의 주요 동력원은 전자제품의 전류 흐름을 제어하고 전자파 간섭을 막는 MLCC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81억원을 기록하는 데 MLCC가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해 3분기 MLCC 평균판매가는 전년대비 29.6% 올랐다. 이 부품은 5G 스마트폰에 1000개, 기지국에는 1만6000개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기는 기존 부산사업장과 지난해 5700억원을 투입한 중국 톈진공장으로 수요에 대응하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톈진공장은 내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5G 시대 초기 IT기기용 고사양 MLCC 공급 부족 현상은 삼성전기에게 최대 수혜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부품 수만개가 필요한 자동차 전기부품 사업(전장사업) 역시 사업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기 MLCC를 쓰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10 출시 47일만에 100만대를 판매하고, 이 가운데 5G폰은 23만대를 차지한 점도 청신호다.

이윤태 사장은 2014년 부임 이후 불필요한 사업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압도적인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에 가려진 과거를 벗어나 5G 시대를 밝히는 첨병 역할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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