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군사력 과시하며 "무력 대신 평화로"…대규모 해상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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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4-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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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칭다오 앞바다 국제 관함식, 中전함 32척 동원

  • 習 '강군몽' 비판 의식한듯 "방어적 국방" 강조

  • 美겨냥 "무력 위협 안돼, 中해군 의무 다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 아홉째)이 23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칭다오 앞바다에서 대규모 해상 열병식을 진행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강군몽(强軍夢)'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방어적 국방 정책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 인근에서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향해서는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버리라고 쏘아붙였다.

23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산둥성 칭다오 앞바다에서 국제 관함식(함대를 사열하는 의식)을 개최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자체 건조한 미사일 구축함 시닝(西寧)호에 승선해 중국 함대와 세계 각국에서 온 전함들을 사열했다.

중국은 이날 관함식에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비롯해 구축함, 호위함, 상륙함 등 32척의 전함을 동원했다. 또 조기경보기와 정찰기, 대잠초계기, 폭격기, 전투기, 함재 헬리콥터 등 39대의 항공기를 선보였다.

관함식에는 러시아(호위함)와 인도(구축함), 베트남(호위함), 태국(호위함), 필리핀(상륙함), 브루나이(순양함) 등 10여개국 전함도 참가했다.

한국은 2함대 소속 신형 호위함인 경기함을 파견했다. 일본도 해상자위대 소속 5000톤급 호위함 스즈쓰키호를 파견했는데, 욱일기를 게양하고 칭다오항에 입항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관함식은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군사력을 갖추게 됐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기획됐다.

중국의 올해 국방비 예산은 1조1900억 위안(약 202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한 해 국방비가 2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국방력 강화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감안한 듯 평화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은 관함식에 참가한 각국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바다의 평화와 안녕은 세계 각국의 안위 및 이익과 관련돼 있다"며 "함께 지키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 평화를 사랑한다"며 "중국은 방어적 국방 정책을 견지하며 종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안전관 수립을 선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주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도 선전했다.

시 주석은 "바다를 매개로 한 시장·기술·정보·문화 영역의 협력이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며 "중국이 제안한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통해 공동으로 이익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주문했다.

남중국해 인근에서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시 주석은 "국가 간의 일은 더 많이 의논하면 된다"며 "걸핏하면 무력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무력으로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은 평등한 협상과 소통 체계 보완, 역내 안보 협력으로 해상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 해군은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항로 안전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평을 통해 "중국 근해에 와서 힘자랑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중국은 방위 능력이 있고 동아시아는 발칸반도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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