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오해와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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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4-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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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의 조현(調絃)병으로 개명


최근 연쇄 살인사건이나 묻지마 범죄 용의자들이 과거 조현병 병력을 앓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조현병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 있는 성급한 단정이나 편견은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조현병이 어떤 질병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조현병은 국어사전 상 '사고의 장애나 감정, 의지, 충동 따위의 이상으로 인한 인격 분열의 증상'으로 나와있습니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로 불렸는데요.

정신분열증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부정적인 인상과 편견 탓에 지난 2011년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의 조현(調絃)병으로 개명됐다고 합니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환을 신경전달물질의 조절로 치료할 수 있다는 발전된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죠.

이런 조현병은 전 세계의 개인이 평생 단 한 번이라도 걸릴 확률, 즉 '평생 유병률'이 1%일 정도로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만 해도 조현병 환자의 수가 약 50만명으로 그들의 가족까지 포함한다면 2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조현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열된 자기 = 로널드 랭 지음. 신장근 옮김. [사진=연합뉴스]





조현병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우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망상과 환각, 와해된 언어, 심하게 와해된 행동, 긴장하는 행동, 음성증상 중 2가지 이상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하죠.

그렇다면 조현병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조현병은 청년기에 많이 발병하며 내향적인 성격이나 비사교적, 공격적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일어나기 쉽다고 하는데요.

의학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요인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 환자와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조현병 및 연관 질환의 유병률이 높다는 뜻인데요. 최근 연구결과, 쌍둥이 연구에서 일란성 쌍둥이는 40~60%, 이란성 쌍둥이는 10~15%의 발병 일치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는 임신 중 문제나 양육 환경,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조현병이 발병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의 불균형이 증상 발현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이들 물질의 이상 또한 원인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현병은 과연 불치병일까요?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치료만 있다면 조현병 환자들이 얼마든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또 최근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방화.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가 과거 조현병 병력을 앓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자칫 '정신질환=위험'하다는 낙인이 찍힐까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대검찰청의 2017년 범죄분석에 따르면 정신질환자 가운데 범죄를 저지른 비율(범죄율)은 0.136%에 그쳤습니다. 선입견과 달리 같은 기간 전체 인구 범죄율은 3.93%로 28.9배나 높았는데요.

아울러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를 비율 또한 정신장애인이 0.014%로 전체 강력범죄율 0.065%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최성진 사회문화평론가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조현병 환자들은 환청과 망상에 사로잡혀 지내기보다는 오히려 겁이 많아 주로 혼자 있으려하면서 사회적으로 위축돼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소심한 사람들이 많다"며 "대부분의 폭력 및 범죄와 관련된 조현병 환자들은 치료와 약물 처방을 받지 않은 상태였던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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