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요금제 수정으로 보여준 빠른 속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로비에서 열린 '5GX 서비스 론칭쇼'에서 세계 최초 5GX 상용화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유대길 기자, [e-mail]]

[데일리동방] 5G의 강점은 '빠르다'는 점이다. 그리고 5G가 얼마나 빠른지를 1위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이 다른 측면에서 보여줬다.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SKT가 타 이통사가 발표한 요금제를 본 후 이와 유사하게 빠르게 수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통 3사 중 가장 늦게 5G 요금제를 공식 발표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SKT는 4종류로 나뉜 ‘5GX 요금제’를 5일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요금은 월 5만5000원(슬림)-7만5000원(5GX 스탠다드)-8만9000원(5GX 프라임)-12만5000원(5GX 플래티넘)이다. 상위 2단계 요금제 가입자는 데이터를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무제한 요금제인 5GX 프라임은 ▲VR게임·교육 콘텐츠 6종 ▲OTT 서비스 푹(PooQ) 또는 음원 서비스 플로(FLO)의 ‘미디어팩’ ▲스마트워치·태블릿 등 세컨드(2nd) 기기 1회선 무료 ▲5G 전용 VIP멤버십(한도 무제한) ▲가족과 데이터 공유 등 월 2만2000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 최상위인 5GX 플래티넘은 세컨드 기기 회선 2개가 무료다.

SKT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요금제 인가를 받아야 하는 업체다.

이번에 발표된 요금제는 지난달 인가받은 요금제보다 낮아졌다. 8만9000원인 5GX 프라임은 당초 9만5000원 요금제였다. 데이터 역시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이 아닌 요금제별로 최고 300GB를 소진하면 속도를 제한하는 식이었다. SKT는 지난 2일 과기정통부에 요금제를 수정 신고했다.

SKT 관계자는 “요금제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5G 요금제를 수정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시장에서는 SKT가 요금제를 수정한 것은 KT·LG유플러스 등 타사의 공격적인 요금제 때문으로 보고 있다. SKT가 요금제를 수정신고한 2일, KT는 8만~13만원대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5G 슈퍼플랜 요금제’를 내놨다. SKT가 당초 인가 받은 요금제로는 고객 확보가 어려워 부랴부랴 KT와 유사하게 요금제를 수정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발표한 완전 무제한 요금제에 SK텔레콤이 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급하게 요금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5G의 최고 장점이 속도인데, SK텔레콤이 5G가 얼마나 빠른지 요금제 변경에서 보여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