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김학의 임명 말라’ 황교안에게 CD 보여줘”(종합)

현상철 기자입력 : 2019-03-27 20:56
청문회 시작 전부터 자료제출 문제로 여야 대치 “개성공단 빨리 재개돼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자료제출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면서 신경전이 극에 달했다.

이번에도 후보자에게 제기된 논란을 부추기며 양측이 고성과 윽박지르는 청문회 모습은 그대로 연출됐다. 중소벤처 관련 정책에 대한 질의는 여당 의원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나왔다.

특히, 박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별장 성접대’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임명되기 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연합뉴스]


◆ 자료제출로 각 세운 여야…청문회 말미까지 공방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7일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장관의로서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검증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박 후보자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문제로 여야가 각을 세우면서 의사진행발언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종배 의원은 “자료 제출 없는 인사청문회는 아무 의미 없다”며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조속히 제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좌석에 있는 노트북에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는 문구를 붙여 자신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요구자료 중 후보자의 개인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범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개인적인 자료가 인사청문회에 꼭 필요한 자료인지 묻고싶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막말과 비난이 섞인 공방은 오후에도 계속됐다. 박 후보자가 의원 시절 청문회에 참석한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 중요성을 강조했던 부분을 언급하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여당은 박 후보자를 비호하는 모습이 그대로 재현됐다.

자료제출 공방은 박 후보자에게 제기된 평창 롱패딩‧아들 이중국적 등 주요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특히, 유방암 수술 관련 서면 질의를 한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 후보자가 정면 충돌하면서 여야 의원들이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자 청문회장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윤 의원은 “특혜 진료를 확인하기 위해서 서면으로 질의한 것으로 (오늘) 청문회장에선 해당 질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진료와 관련된 제보가 있었다. 특혜 진료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관련 서면 질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서면 질의와 답변 내용은 책자로 인쇄돼 전국을 돌아다닌다”며 “그런 목적(특혜 진료)으로 자료 제출 요청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질문했어야 한다. 유방암을 앓는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이는 섹슈얼 해러스먼트(성희롱)다”고 반발했다.

이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의 ‘동물과 다른 점’이라는 말에 자유한국당 측은 즉시 반발하며 여야 간 고성으로 이어졌고, 결국 홍일표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사진=김태림 기자]


◆ 박영선 후보자 “황교안 대표, 법무부장관 시절 김학의 전 차관 ‘동영상’ 인지했을 것”

박영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동영상 논란과 관련해 당시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었다는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의 질의에 “차관으로 임명되기 며칠 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따로 뵙자고 한 뒤 장관 앞에서 제보를 받은 CD를 꺼내 봤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어 “(당시)황 장관에게 (내용이)심각하기 때문에 차관(김학의)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법사위원실에서 따로 말씀드렸다”며 “당시 법사위원장이라 다른 사람보다는 소상히 알고 있는데, 오늘은 청문회이므로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질의를 하자 “당시 그 CD를 법사위에서 좀 봤더니 여성이 보기엔 부적절한 CD여서 처음에 좀 보다가 말았다”고 답변했다. 황교안 전 장관이 해당 CD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듯 한 느낌이었냐는 질문에 “(황 전 장관도) 인지하고 계셨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 내년 경제상황 심각해지면 최저임금 속도 조절할수도…개성공단은 빨리 재개돼야

박 후보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게 부담으로 다가온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지자체별 차등 인상이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비상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이 재개돼야 한다고도 했다.

박 후보자는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한 질의에 “최저임금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개인의견”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묻자 “내년도 경제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최저임금 결정은) 한 사람 의견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차등화 등) 의견은 낼 수는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심각해지면 인상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남북경협의 가장 중심적인 것이고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위해 비상구가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빨리 재개돼야 한다”고 했다.

확산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는 제로페이에 대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로페이 직불결제 관련법을 통과시켜주면 기재부와 논의해 소득공제를 더 줘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시각도 분명히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은 맞다”며 “실질적으로 임금이 올라 가계 소득이 올라가는 부분이 있고, 사회안전망 파트가 있다. OECD 국가 중 사회안전망은 하위권이기 때문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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