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빅 브라더' 공포 엄습...사람별 점수 매겨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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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3-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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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악성 채무자는 대중교통, 호텔 숙박 등 이용 제재

"충칭(重慶)으로 출장을 가야 하는데. 고속열차나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없어 장장 30시간 일반 열차를 타고 갔다. 비행기로 3시간, 고속열차로 12시간 걸리는 거리이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일반 열차를 탄다."

중국인 쿵(孔)씨는 악성 채무자, 이른바 '라오라이(老賴)'다. 당국의 신용불량자 블랙리스트에 오른 그는 비행기나 고속열차 탑승 시 제약을 받는다. 쿵 씨는 "한번 잘못 낙인찍히면 평생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면서 불편함을 호소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쿵씨처럼 중국 당국의 신용불량 블랙리스트에 올라 제재를 받는 사람이 현재까지 1300만명에 달한다.

중국은 국민들의 일상 생활을 토대로 신용점수를 매겨, 점수가 낮으면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신용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중국 국무원이 인민은행·법원 등의 신용 기록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전국민과 기업의 신용 등급을 점수화하는 '사회적 신용 체계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점수는 사회 생활뿐만 아니라 SNS 활동도 반영돼 매겨진다. 예컨대 SNS에 정부 관련 악성 댓글을 달아도 점수가 깎인다.

신용 점수가 낮아 악성채무자로 낙인찍히면 비행기나 고속열차 등 대중교통은 물론, 고급 호텔 숙박, 해외여행 승인, 자녀 사립학교 입학 등에서 제한을 받는다. 반면 신용기록이 좋은 개인이나 기업의 경우 무료 건강검진, 은행 대출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까지 이러한 이유로 비행기 탑승 금지 조치를 받은 사례가 1700만건, 고속열차 탑승이 금지된 사례가 54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점수제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신용평가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자원봉사, 사회적 관계, 신용기록, 소비기록 등을 토대로 개인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는 앱을 만든다는 얘기다.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중국 여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와 같은 '중국판 빅브라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감시·통제가 날로 심해지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 브라더'처럼 당국의 감시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줄곧 제기돼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첨단기술을 사회 통제에 활용하고 관련 데이터를 쌓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초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족 통제를 위해서 DNA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도 일었다. 당시 중국은 무료 건강 검진을 명목으로 위구르족 얼굴을 스캔하는 등 개인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사실상 중국 당국에 저항하는 위구르족을 추적하는 데 사용해왔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공안 당국은 수사와 직접 관련되지 않아도 행정지도 차원에서 인터넷 기업을 관리하는 정보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규정을 시행한 바 있다. 당시 애플 등 외국 기업에 악영향을 끼쳐 논란을 일으켰다. 또 중국은 얼굴 인식, 인공 지능, 스마트 안경 등의 기술을 사용해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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