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반출 추정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본 4책 국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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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3-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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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조실록 96책 추가 국보 추가 지정 예고

[문화재청]

북한군이 북으로 반출했다고 전해질 뿐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적상산사고본 실록(4책)이 국립중앙박물관(1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3책)에 나눠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으로 반출됐던 것으로 알려진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본 실록이 국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전라북도 무주 적상산사고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본 4책과 오대산사고본 1책, 정족산사고본의 누락본 7책, 봉모당본 6책, 낙질 및 산엽본 78책 등 조선왕조실록 96책을 추가로 확인해 국보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추가 지정 예고는 국보 제151-1호인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의 일부가 1973년 국보로 지정될 당시부터 누락됐다는 사실을 2016년 문화재청이 인지하면서 시작된 2년간의 작업 끝에 이뤄졌다.

문화재청은 2017년 소장처인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과 함께 1년에 걸쳐 기초현황을 재검토했고, 지난해에는 국내에 있는 조선왕조실록의 소재지 파악과 일괄 조사를 했다.

이렇게 찾은 조선왕조실록들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85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9책), 국립중앙박물관(1책), 국립고궁박물관(1책)에 소장돼 있었다. 1973년 국보 지정 때 누락됐거나 국보 지정 이후에 환수됐거나 별도로 구입한 것도 포함돼 있다.

조사 결과 6.25전쟁 때 북한군이 북으로 반출했다고 전해질 뿐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적상산사고본 실록(4책)이 국립중앙박물관(1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3책)에 나눠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1책은 ‘광해군일기’로, 그 첫 면에 ‘이왕가도서지장’, ‘무주적산상사고소장 조선총독부기증본’ 등의 인장이 찍혀 있어 전북 무주 적상산사고에 보관됐다 일제감정기에는 이왕가도서로 편입된 실록임을 알 수 있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적상산사고본 실록의 발견으로 조선 4대 사고인 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사고에 소장됐던 실록이 완질 또는 일부 형태로라도 국내에 다 전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북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적상산사고본 실록의 형태를 추정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국보로 추가 지정이 될 경우 ‘성종실록’인 정족산사고본의 누락본 7책은 정족산사고본이 국보 제151-1호인만큼 제 151-1호에 편입시키고, ‘효종실록’인 오대산사고본 누락본인 1책은 국보 제151-3호에 편입될 예정이다. 이 효종실록은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돼 국립고궁박물관이 입수한 자료로, 권수제 윗부분에 ‘동경제국대학도서인’이라는 장서인의 흔적이 남아 있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된 오대산사고본 실록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봉모당본은 첫 면에 ‘봉모당인’이라는 소장인이 찍혀 있고 푸른색 비단으로 장정한 어람용 실록으로, 주로 역대 국왕과 왕비들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일대기다. 조선 후기에 어람용 실록을 특별히 제작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조정에서 논의된 국정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객관성 유지를 위해 끝까지 왕에게 보이지 않은 사관들의 일관된 태도를 보여줘 흥미로운 사례라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조선왕조실록 낙질 및 산엽본’은 정족산사고본, 태백산사고본, 오대산사고본 등에 속하지 않는 낙질 성격의 또 다른 실록 65책과 기타 산엽본 13책 등 총 78책이다. 낙질본은 원래 사고에서 제외된 중간본 실록(임진왜란으로 인해 파손되거나 없어진 실록을 후대에 다시 간행한 실록)이 다수이고, 산엽본은 정족산사고본 실록의 낙장을 모아 놓은 것이다. ‘낙질 및 산엽본’은 재해로 인해 훼손되었거나 일부를 오리거나 붙여서 수정한 흔적이 많지만 ‘후세에 전할 역사의 증거’라는 인식에 따라 잔편이라도 소중히 보존해야 한다는 시대정신과 실록 편찬 상황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근거 자료로 의의가 크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조선 철종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연월일 순의 편년식으로 정리한 책으로, 총 2219책의 방대한 규모다. 봉모당의 경우 1776년 정조의 명으로 창덕궁 후원에 세워진 규장각 부속 건물 중 하나로 역대 국왕의 글과 글씨, 왕실족보 등 왕족들의 자료를 보관한 전각으로 1911년 일제에 의해 철거되고 대다수 장서는 창경궁 장서각으로 이관됐다. 산엽본은 낱장으로 떨어져 흩어진 자료로 특정 실록 중 훼손된 부분을 교체하거나 교정 과정에서 오류를 수정하면서 본책에서 제외된 자료를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시대의 정치ㆍ사회ㆍ외교ㆍ경제ㆍ군사ㆍ법률ㆍ문화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록으로, 국왕도 마음대로 열람하지 못했을 정도로 진실성과 신빙성이 높은 사료다. 1973년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고, 이후 국제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일본 동경대학교가 2006년 서울대학교(규장각)에 반환한 오대산사고본 실록 47책은 2007년 국보 제151-3호로 추가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조선왕조실록이 갑작스런 재난에 대비해 여러 사고에 나눠 보관한 체제와 수정과 개수 등 실록 간행의 종합적인 실상을 알려주고 선조들의 철저한 기록관리 정신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는 문화유산으로 유․무형의 진실성과 신빙성이 한 나라의 역사를 넘어 인류문화사적으로도 탁월해 국보 제151호에 추가해 지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하는 조선왕조실록 5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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