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압력에도···한은 '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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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3-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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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총재 '통화 완화' 주장 정면 반박

  • 정부 금융불균형 우려로 가능성 낮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정부의 금융불균형 우려로 연내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어 하반기 한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통화정책에 국한하면 지금 기조는 완화적"이라며 "중앙은행의 설립목적 중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과 같은 재정정책에 맞춰 무조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달 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와 이달 중순 FOMC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거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해왔다.

이는 민간경제연구소와 IMF가 내놓은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 2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완화적 통화 정책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동결로 국내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완화되면서 한은이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IMF도 지난달 말 "재정 정책은 상당한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더 확장적일 필요가 있다"며 "통화 정책도 완화적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 가능성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인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과열됐던 주택시장도 다소 안정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국회 기재위 업무보고에서 금융안정을 이야기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문제가 잔존해 있어 연내 금리인하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소멸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하가 어려운 이유는 이주열 총재가 강경하게 연내 금리 인하 불가론을 내세우고 있는 데다, 이일형 위원 등 매파 위원들이 여전히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내외 상황에 따라 한은의 입장이 바뀔 수 있어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강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1%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여기에 경기 둔화 우려와 2~3분기 중 호주, 캐나다, 중국 등의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국내 기준금리도 인하하라는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는 이미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고 금융불안에 대한 정권의 우려가 상존하는 한 인하 기대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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