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 무산에 '속타는 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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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19-03-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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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과방위, 쟁점법안 처리 이견에 법안소위 취소

  • KT, 규제 재도입 시 케이블TV 사업자 인수 포기해야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또다시 지연되면서 KT의 딜라이브 인수 시도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있는 딜라이브는 거듭 연기되는 국회 일정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간사 간 협상 결렬로 인해 합산규제 재도입 안건을 논의하기로 한 법안 1·2소위를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노웅래 과방위원장(가운데)이 여야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협의가 무산된 이유는 쟁점법안 처리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소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함께 7개 법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자유한국당은 이중 3개를 쟁점법안으로 보고 논의를 거부하면서 소위 취소로 이어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을 포함해 특정 유료방송사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합산규제는 지난 2015년 도입돼 작년 6월 일몰됐다. 그러나 이후 재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국회에서 재도입이 논의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과방위는 지난 1월 법안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논의했다. 당시 소위에서 과방위원들은 위성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담보되지 않으면 합산규제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방위는 KT와 과기정통부의 입장을 수렴해 2월로 논의 일정을 잡았으나 국회가 파행하면서 무산됐다.

이미 두달 가까이 미뤄진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또다시 무기한 연기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딜라이브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올해 7월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매각을 마무리 짓기를 원했다. 딜라이브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지난해부터 매각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유료방송시장은 현재 인터넷TV(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이 케이블TV 사업자 인수에 나서면서 대대적인 재편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결정짓고 SK텔레콤도 티브로드 지분 인수 MOU를 체결했다. 여기에 KT도 딜라이브 매각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T는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따라 케이블TV 인수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미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30.86%에 달하기 때문이다.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합산 점유율은 37%에 달해 규제 제한선을 초과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케이블 사업자를 인수하더라도 33.3%에 훨씬 못미쳐 별다른 영향은 없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국회의 지지부진한 합산규제 논의로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며 "조속한 조치로 자칫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료방송시장의 혼란을 막고,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과방위의 파행에 대해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딜라이브 인수는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아현국사 화재 관련 청문회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과방위 간사가 법안 소위를 자한당 뜻대로 진행할 수 없어 KT 청문회를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법안소위와 청문회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KT 채용비리 의혹이 김성태 전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황교안 당대표로까지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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