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파업 유보] 삼성 파업 최악 피했다…한국 경제 '반도체 셧다운' 고비 넘겨

  • 총파업 시일 직전 극적으로 유보 '타결'…23~28일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 중노위 조정 결렬 뒤 노동부 장관 주재 막판 교섭…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일단 해소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 돌입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파업을 유보했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다. 반도체 생산 차질과 글로벌 공급망 충격을 우려하던 산업계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밤 조합원 대상 투쟁지침을 통해 "5월 21일~6월 7일 총파업은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28일 오전 10시까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1일 예고됐던 총파업은 현실화 직전 멈춰 섰다. 노사 잠정합의안이 최종 가결된 것은 아니지만 파업 돌입을 앞둔 상황에서 노조가 일단 총파업 카드를 거둬들이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라인 가동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이번 유보 결정은 정부 중재가 마지막 고비에서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4시 40분쯤 경기 수원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교섭을 재개했다. 전날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조정이 결렬되며 21일 총파업이 현실화되는 듯했지만 파업 직전 대화 테이블이 다시 열리면서 막판 반전이 이뤄졌다.

노사는 지난 18일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을 이어갔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과 보상 체계 제도화 등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2차 회의는 밤 12시를 넘겨 정회됐고 다음날 오전 재개된 3차 회의도 끝내 불성립으로 마무리됐다.

협상 결렬 직후 노조는 예정대로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입장문을 내고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추가 조정과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측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산업계에서는 실제 파업 가능성이 급격히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파업 하루 전 노동부 장관 주재 교섭이 재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정부는 삼성전자 파업이 반도체 생산과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막판까지 노사 자율 타결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도 파업 시 생산 차질뿐 아니라 협력사와 수출 공급망 전반에 파장이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번 파업 유보로 삼성전자는 일단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를 넘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글로벌 고객사 납기 신뢰가 중요한 사업에서 파업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번 유보의 의미가 작지 않다.

다만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총파업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어 이번 결정은 '완전한 종결'보다 '위기 유예'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이던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적자 사업부 보상 문제는 향후에도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쟁점이다. 노조 내부의 의사결정 방식과 대표성 논란도 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 유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가 한 고비를 넘긴 사건"이라며 "다만 파업 직전까지 간 노사 갈등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비슷한 위기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