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쟁론'에 '협력론'으로 대응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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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3-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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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 "과거·현재·미래에도 중국과 유럽간 협력이 주류"

  • 중국-EU 고위급 전략대화 참석 발언

  • 시진핑 주석 유럽 순방 앞두고 '협력' 강조.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각) "중국과 유럽간 협력이 주류"라며 중국과 유럽간 협력을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이 앞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이자 체제 경쟁자(systemic rival)’라고 규정한 직후 나온 발언으로, EU의 ‘경쟁론’에 중국은 ‘협력론’으로 대응한 셈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EU와의 협력을 적극 강조하는 모습이다. 

2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중국-EU 고위급 전략대화 참석해 "중국과 EU간 협력이 주류로,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중국을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의 관계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문화, 사회제도, 발전단계 등이 서로 다른 만큼 중국과 EU는 일부 문제에 있어서 갈등이 존재하는 걸 피하긴 어렵다"고도 말했다. 이어 협력이 심화되면서 경제무역 등 방면에서 경쟁할 수 있지만 적절한 시장 경쟁은 각국이 더 발전하도록 자극하고 중국 EU간 협력에 더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경쟁을 피하긴 어렵지만 협력이 여전히 주류이며, 상호윈윈 만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왕 국무위원은 중국-EU 관계 발전을 위한 열 가지 컨센서스도 내놓았다. 여기엔 ▲다자주의 지지 및 일방주의 반대 ▲국제현안에서 유엔의 주도적 역할 발휘 지지 ▲개방형 세계경제 구축 지지 및 보호주의 반대 ▲다자 무역체제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강화 지지 ▲평화적 수단과 대화·협상을 통해 각종 갈등과 지역분쟁 해결 지지 ▲국제협력을 통한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 대응 지지 ▲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체제 지지 ▲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어젠다 지지 ▲반테러 캠페인 지지 ▲ 2차대전 이래 구축된 국제체제와 질서 지지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EU 회원국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함께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고, 다자주의를 수호하길 원했다고 보도했다.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사진=로이터통신]


EU는 이날 28개 회원국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외교 회의에도 왕 국무위원을 초청했다. 비(非)EU 회원국인 중국의 외교담당 수장이 EU 외교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국무위원은 "이러한 교류는 중국-EU 교류 44년 만에 처음"이라며 "이는 양측간 상호신뢰가 높아졌음을 보여주며, 전 세계에 중국- EU간 전략적 협력이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라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은 유럽 통합 프로세스, EU의 단결과 확대, 유럽이 국제현안에서 중요한 역할 발휘를 지지한다며, 이러한 지지는 임시변통도 아니고, 제3자를 겨냥하는 것도 아니며, 중국·EU 간 일시적 사건에 영향받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 국무위원의 '협력론'은 EU가 최근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한 보고서에 대한 대답이라고 전했다. EU는 앞서 12일 발표한 새 중국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이자 체제 경쟁자(systemic rival)”라고 규정하며 중국 견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해당 보고서는 오는 21~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연례 EU 정상회의 테이블에도 올려질 예정이다.

왕펑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부연구원은 FT를 통해 "보고서는 EU가 중국에 대해 수년간 쌓여온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된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선 보고서가 중국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EU로선 자신의 이익에서 출발해 이러한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라며 이는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수년간 쌓여온 모순을 해결하고, 중국 고위층의 잇딴 유럽 순방 과정에서 EU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그는 EU는 중국을 대체불가능한 '실수요'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간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순방에 나선다.  이어 내달 9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중·EU 정상회담 참석차 리커창 총리도 유럽 순방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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