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업계, 중국이 수입 늘린대도 냉담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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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3-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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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업계, 中 구매제안 사양.."중국 영향력만 높아져"

[사진=아이클릭아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미국산 제품의 수입 확대를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억지로 늘려봤자 미국 반도체 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는커녕 업계에서 중국의 입김만 세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에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수입 확대 품목에 반도체를 제외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 증가가 중국에만 좋은 일을 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수요 확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생산시설이 필요한데, 미국의 제조원가가 워낙 높다보니 중국에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고, 결국 미국 업계에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은 WSJ에 “수치가 어떻게 됐건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구입 제안은 미국 반도체 업계에 중국 정부의 입김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장 주도 환경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어야지 정부의 명령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입을 늘리는 것은 미국 업계에 호재라고 평가한다. 시장조사업체 IBS의 한델 존스 회장은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상당 기간 동안 끊김 없이 중국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환영할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난색을 표한다. 중국 반도체 시장이 자연스럽게 확대되면서 건전하게 수요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중국의 팔을 비틀어서 억지로 수출을 늘리는 것은 지속가능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원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수출 증대보다는 중국 내 지식재산권 보호와 불법보조금 철폐라고 WSJ은 전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2024년까지 6년 동안 미국산 반도체를 2000억 달러(약 226조원)어치 구입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 반도체 업계가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올해 수입 규모를 300억 달러로 낮춰 제안했지만 미국 반도체 업계는 이 마저도 거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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