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원으로 홍낭시다 사원서 라오스 최초 금동요니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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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3-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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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한국문화재재단, 공적개발원조로 2013년부터 라오스서 보존·복원사업

[문화재청]

우리나라 지원으로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에서 라오스 최초의 금동요니가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재단과 공적개발원조(ODA)로 추진 중인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보존·복원 과정에서 금동요니와 진단구 유물을 출토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도굴과 전쟁의 피해로 유물이 나오기 어려운 크메르 사원에서 금동 유물과 진단구를 온전히 발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관련 전문가와 라오스 국민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니는 힌두교에서 여신을 상징하는 여근상으로, 남신을 상징하는 링가(남근상)와 결합된 상태로 봉안돼 있었다. 진단구는 고대 사찰 건물의 기단 등에 나쁜 기운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기단 하부를 축조할 때 매장하는 물건으로 홍낭시다 사원은 ‘시다 공주의 사원’이라는 뜻으로, 12세기 크메르 제국 시대에 조성된 힌두사원 유적으로 추정되고, 라오스의 두 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2001년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2013년부터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본격적으로 라오스 세계유산인 ‘참파삭 문화경관 내 왓푸사원과 고대 주거지’ 내 홍낭시다 사원의 보존·복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홍낭시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붕괴와 매몰로 인해 원형을 알아보기 힘든 상태로 사업 초반에는 유적 전반에 대한 분야별 기초조사와 연구가 이뤄졌고 지난해부터 사원의 중심 부분인 주신전 주변의 부재를 수습하고 주신전 일부에 대한 해체복원 공사가 시행되고 있다.

금동요니가 발견된 것은 홍낭시다 주신전을 해제조사 중이던 지난달 13일로, 높이 63mm, 너비 110mm의 대좌(불상을 올려놓는 대) 형태로, 재질은 청동, 표면은 금으로 도금된 상태였다. 위에는 다섯 개의 작은 구멍(3.5mm)이 있고, 옆에는 성수구 하나가 부착된 형태다.

홍낭시다 사원 보존복원사업 연구진은 요니의 상부에 난 다섯 개 구멍에 각각 한 개씩의 링가가 안치된 형태로 보아 ‘사다링가’라는 성물로 추측하고 있다. 박형국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교수는 이 성물과 관련된 ‘사다시바’ 신앙이 라오스 왓푸와 캄보디아 앙코르 고대 교류사의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금동요니가 고대 크메르 교류사 연구의 핵심적인 사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라오스 왓푸세계유산사무소 우돔시 케오삭싯 소장은 현장을 방문해 금동요니가 발견된 것은 라오스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리나라 정부와 현지 연구진에 감사를 표하고, 보존처리와 과학적 분석을 위한 협력을 추가로 요청해 왔다. 금속유물의 특성상 부식 우려가 있어 응급 보존처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한국문화재재단은 라오스 왓푸세계유산사무소와 함께 부식물 제거, 안정화 처리, 재질강화 처리 등의 보존처리를 하기로 했다.

요니 외에 요니 출토 다음날인 지난달 14일에는 홍낭시다 사원 만다파 내부 기둥석 해체과정에서 진단구 유물도 발견됐다. 기둥석 해체 후 주좌(기둥이 놓이는 자리)에서 11㎝ 정육면체의 진단구 봉헌용 구멍을 확인하고, 사암 덮개로 봉인된 홈 내부에서는 금박 편과 크리스털 편을 찾아냈다.

문화재청은 크메르 사원을 건립할 때 왕족과 귀족들이 소장하고 있던 보물이 대좌와 기둥 하부에 봉헌된다고 전해지지만, 도굴과 약탈로 인해 실제로 진단구 유물을 찾아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번 진단구 출토 지점이 사원의 붕괴와 매몰로 인해 외부인의 진입이 어려운 곳으로 유물을 온전한 상태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앞으로 연구를 통해 진단구 유물이 크메르의 종교의식과 생활문화를 규명하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2020년까지 홍낭시다 사원의 보존·복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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