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등 가야 유물 3건 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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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2-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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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문화재청이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등 가야문화권 출토 중요 유물 3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한 가야 시대 유물 3건은 ‘철의 왕국’으로 알려진 가야가 각종 금속 제련 기술은 물론, 금속공예 기법에도 능해 고유한 기술과 예술문화를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로, 그동안 미진했던 가야 유물에 대한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재평가돼 가치를 인정받았다.

보물 제2018호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은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유물로 발굴경위와 출토지가 확실하고, 함께 출토된 유물에 의해 5세기 대가야 시대에 제작된 사실이 확인됐다. 얇은 동판을 두드려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도금한 것으로, 삼국 시대의 일반적인 금동관 형태인 ‘출’자 형식에서 벗어나 중앙의 넓적한 판 위에 X자형의 문양을 점선으로 교차해 새긴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가야 시대 금동관은 출토된 사례가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희소가치가 탁월하고, 특히 현대적 감각을 보여주는 단순하고도 세련된 문양으로 인해 신라와 백제의 관모(冠帽)에 비해 고유성이 강해 5~6세기 대가야의 관모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보물로서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보물 제2019호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은 1980~1982년 부산 복천동 22호분 발굴 때 출토된 7개의 방울이 달린 청동방울이다. 고조선 시대 의례에 사용된 청동제 방울은 팔두령, 쌍두령 등 여러 점이 알려져 있으나, 삼국 시대 유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다. 따라서 복천동 22호분 출토 칠두령은 가야 시대까지 관련 신앙과 제례가 계속 이어져 왔음을 증명해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4~5세기 가야의 최고 수장급이 사용한 유물로, 청동을 녹여 속이 빈 상태로 본체와 방울을 주조했고, 둥근 본체의 자루 부분에 나무로 손잡이를 끼운 가운데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해 공예기술사적으로도 우수한 성취를 이루었음을 보여주고 동아시아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가야 시대 의례와 청동 공예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의미가 크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보물 제2020호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은 1994년부터 1995년까지 시행한 부산 복천동 38호분 제5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4세기 철제 갑옷으로 종장판주(투구), 경갑(목가리개), 종장판갑(갑옷)으로 구성돼 지금까지 유일하게 일괄품으로 같이 출토됐다. 출토지가 명확하고 제작 시기 역시 뚜렷해 삼국 시대 갑옷의 편년에도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철제갑옷은 재료의 특성상 부식으로 인해 원형을 파악하기 어려운 편으로 이 유물은 보존상태가 좋아 가야 철제 갑옷의 구성형식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철판을 두드려 가늘고 길게 만들었고 부재에 구멍을 뚫어 가죽으로 연결해 머리나 신체의 굴곡에 맞춰 제작했다. 군데군데 보수해서 사용한 흔적이 있어 가야 군사의 생생한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가야의 철기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서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 갑옷의 제작방식을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유물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철제 갑주(갑옷과 투구)는 가야 수장들의 중요한 위세품이다. 신라의 경우 4세기까지는 갑주가 무덤에 부장됐으나 5세기 이후에는 이러한 풍토가 거의 사라졌고, 백제의 중요 대형 분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가야에서는 대형 고분 축조 시 철제갑옷이 중요한 부장품으로 같이 묻혀 단순 방어용 무구가 아니라 권력의 상징물로 인식됐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경상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잘 반영된 유물들에 대한 문화재 지정 신청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총 37건을 지정조사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문화재 지정은 그 첫 번째 결과로 앞으로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추가로 더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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