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9] 화웨이의 반격..."美 정부, 구글 해외서버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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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정명섭 기자
입력 2019-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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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궈핑 회장, “美 클라우드법, 정부가 자국 IT기업 해외 서버 데이터 접근”

  • - 글로벌 이통사 연합체 GSMA도 ‘화웨이 배제’ 우려

  • - 정보보호 평가·인증 기관 “화웨이 장비 보안 문제 없었다”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이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2일차에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화웨이]

미국의 주도로 글로벌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시장에서 보안에 취약하다는 오명을 받아온 중국의 통신장비사 화웨이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반격에 나섰다. 자사의 장비에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면 통신장비 시장에서 이미 퇴출당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일부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들도 미국발 ‘화웨이 때리기’에 반기를 들고 있다. 화웨이는 오히려 삼성전자와 노키아·에릭슨 등 경쟁 통신장비사보다 철저한 보안 검증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 기조연설에서 “화웨이는 지능적인 5G 네트워크를 개발해왔다”며 “이 같은 혁신은 보안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도어 프로그램을 심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심지 않을 것이다. 제 3자가 우리 장비에 그렇게 하는 것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궈핑 회장은 미국의 클라우드법이 미국 정부가 해외 사업자들의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며, 매우 역설적이라고 비판했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작심한 듯 미국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궈핑 회장은 MWC 개막 전날인 24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하는) 행정명령은 필요하지 않고, 만약 그런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화웨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한 바 있다. 오히려 값싸고 성능이 우수한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면 미국의 통신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WC 행사 내에서도 화웨이 배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구받은 유럽연합(EU)과 의회 등에 항의 서신을 보냈다. GSMA는 글로벌 이동통신사 300여곳이 포함된 연합체로,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영국 이동통신사 보다폰의 닉 리드 신임 대표 또한 MWC 2019 현장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면 유럽은 5G에서 2년 이상 뒤처질 것”이라며 “화웨이 보안 위협은 사실관계로만 평가해야 한다. 아직 보안에 취약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날 자사의 통신장비 보안을 지난 9년간 인증해온 스페인 IT장비 정보보호 평가·인증 기관인 E&E(Epoche and Espri)를 초청해 화웨이 통신장비들이 어떻게 검증이 돼 왔는지 기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E&E는 정보 보안 평가 부문에서 90년 전통을 가진 글로벌 기업 데크라(DEKRA) 소속이다. 세계 50여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고 4만4000여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E&E는 IT 장비 개발부터 내부 설계, 디자인, 최종 납품 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 유무를 국제 규격에 따라 검증한다. E&E가 평가 리포트를 만들면 각국 정부가 이를 확인하고 국제 컴퓨터 보안 표준인 CC(Common Criteria) 인증서를 발급한다. 스페인 정부와 화웨이 측의 요청으로 화웨이의 LTE 장비들은 지난 9년간 E&E사의 검증을 받아왔고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5G 기지국과 코어 장비 등도 3~4개월 전부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글로벌 통신장비사는 화웨이뿐이다.

미구엘 바농 E&E 대표 겸 데크라 부사장은 “화웨이의 통신장비는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높은 단계로 인정받는 ‘EAL4’(1~7까지 번호가 높을수록 안전)를 만족한다"며 "이는 소스코드까지 검증한 단계로, 현재까지 특별히 보안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 장비에 대한 인증서는 매년 갱신되고 있고, 5G 장비에 대해선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장비사 중 유일하게 인증을 의뢰한 기업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아직 한국 정부의 화웨이 장비 검증 요청은 없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신장비의 보안 인증은 정부 차원에서 하지 않을 것이다. 각 통신사업자가 판단할 일이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 정부도 우려가 있다. 한국 정부도 요구하는 수준이 있어 통신사들이 그 기준에 따라 장비사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의 화웨이 부스에서 미구엘 바농 E&E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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