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어떤 효과 낼까?

김지윤 기자입력 : 2019-02-22 12:05
120조원 투자···'반도체 생태계' 강화 50여개 국내 장비·소재 중소기업 참여 우수 인력 유치에도 기여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시 원삼면 일대. [사진=연합뉴스]

120조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으로 결정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경기 용인 지역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물량 추가 공급(특별물량)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용인을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입니다.

정부가 우수 전문 인력확보와 기존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 SK하이닉스 공장(이천·청주 등)과 연계성 등을 이유로 용인을 선택해 달라는 SK하이닉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반도체 생태계' 강화

그렇다면 막대한 돈과 인력이 투입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우선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공장은 이르면 2022년께 착공돼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단계적으로 총 4개의 공장을 조성한다는 목표입니다. 이 공장에서 현재 주력 제품인 D램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으로, 국내 수출의 20.9%(2018년 기준)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세계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죠.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급락하는 등 반도체 산업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여기에 글로벌 무역 전쟁 등이 본격화되며 '반도체 호황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SK하이닉스는 지금이 미래시장 선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불황기에 투자를 지속해 온 기업만이 최첨단 기술을 달리는 반도체 경쟁력 게임에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신규 클러스터를 조성해 미래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연합뉴스]


◆ 후방 효과도 엄청나
특히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장비, 소재 등 협력 업체들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은 반도체 시장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중소·중견 소재·장비 기업의 발전은 더뎠다는 지적이 그동안 있어왔는데요. 이번 클러스터 설립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소재·장비분야 국내외 협력업체 50개 이상이 입주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중소 상생형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SK하이닉는 1조2200억원 규모의 상생 협력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소재·부품·장비와 시스템반도체 산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아직 갈 길 멀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낙점받길 희망하던 경북, 충남 등에서는 탄식의 한숨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 육성과 고용창출, 경제적 성장을 동반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비수도권에 유치돼 국가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관련 규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도 남았습니다. 용인과 같은 수도권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을 제한하는 공장건축 총허용량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특별물량을 받아야 한다.

이에 산업부는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른 국가적 필요성 검토를 거쳐 이날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수도권정비계획은 국가적 필요에 따라 관련 중앙행정부처의 장이 요청해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불가피하다고 인정할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산업단지 물량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균형발전론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과감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라는 기준을 최우선으로 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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