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환경부 문건' 논란은

장은영 기자입력 : 2019-02-20 20:57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사퇴 현황 문건 작성 검찰, 靑 개입한 블랙리스트로 보고 수사 중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정상적인 업무절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후 자유한국당 추천 5·18조사위원 재추천 요구 관련 발표를 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2019.2.11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환경부에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일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로 시작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청와대는 전(前) 정권의 블랙리스트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을 둘러싼 양 측의 주장을 팩트체크했다.

◆ 환경부 문건의 정체는?…‘산하기관 임원 사퇴 현황’ 담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이번 환경부의 산하기관 인사 건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이사, 감사들”이라며 “국민 전체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을 본질로 하는 분들”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했던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앞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환경부 감사관실 컴퓨터의 ‘장관 보고용 폴더’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조치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확보했다.

문건에는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 현황 등이 담겼다. 특히 “한국환경공단 외에는 특별한 동요나 반발 없이 사퇴 등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문건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상임감사, 경영기획본부장, 물환경본부장, 자원순환본부장, 환경시설본부장, 기후대기본부장)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상임감사, 경영기획본부장, 자원보전본부장, 탐방관리본부장) △환경산업기술원(원장, 기술본부장, 사업본부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사장, 상임이사, 기획이사, 운영이사, 사업이사) △국립생태원(원장) △낙동강생물지원관(관장) △환경보전협회(상근부회장) △상하수도협회(상근부회장) 등 8개 공공기관의 24명의 임원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김모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와 강모 경영기획본부장에게는 사퇴에 ‘반발’ 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2018년 10월 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10.3 [사진=연합뉴스]


◆ “현 정부 인사의 일자리 위해” vs “靑 인사수석실의 정상적 업무”

당초 환경부는 “그런 문건을 작성한 적도 없고 청에 보고한 적도 없다”고 했으나 지난해 12월 27일 “김 전 수사관이 1월 중순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에 환경부 산하기관의 동향 파악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감반장이 특감반원들에게 “(현 정부 인사들을 위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전국 330개 공공기관 기관장·감사 660명의 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중 전 정권 때 임명됐거나 야당 성향인 100명은 따로 추려 감찰했다고 했다.

이에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하는 일은 환경부를 비롯한 부처가 하는 공공기관의 인사 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협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공공기관 기관장 등에 대한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업무절차”라며 “만일 그걸 문제 삼는다면 청와대 인사수석실 자체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 靑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와 달라”

또 김 대변인은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법원이 판결을 통해 정의한 블랙리스트의 개념을 보면 △지원을 배제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정부 조직을 동원해 △치밀하게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환경부 건이 네 가지 조항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엄밀하게 따져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박근혜 정부의 ‘문체부 블랙리스트’처럼 청와대 지시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에 적대적인 문화·체육계 인사들과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문건으로 정리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배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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