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만 8억7500만명...'세계 최대 선거' 인도 총선 향방은

김신회 기자입력 : 2019-02-20 15:29
모디 총리 재선가도 험로 예상...4~5월 총선 Q&A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총선은 유권자가 8억75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선거'다. 2014년 총선에서 압승한 인도국민당(BJP)은 이번에도 영광의 재연을 바라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BJP를 이끄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재선 가도도 험로가 될 전망이다. 모디 총리의 운명을 가를 이번 총선의 주요 사항을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1. 선거는 언제 치르나.

일정은 유동적이다. 다만 새 정부가 5월 중순까지 출범해야 하기 때문에 4~5월에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블룸버그는 4월에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유권자가 많고, 북부 히말라야에서 남부 열대 정글지대에 이르기까지 지역이 광범위해 선거는 몇 주에 걸쳐 치른다.

2. 모디 총리 상대는.

인도국민회의(INC)의 라울 간디 대표다. INC는 인도 독립의 아버지인 마하트마 간디와 국부로 추앙받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 가문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2014년 총선에서 모디 총리가 승리할 때까지 사실상 줄곧 집권해왔다. 라울 간디는 네루-간디 가문의 4대손으로 인도에서 '정치 황태자'로 불린다.

블룸버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간디 혼자서 승리하기가 어려워 보인다며, INC가 공격적으로 다른 야당들과 손잡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종연횡을 꾀하긴 BJP도 마찬가지다.

3. 모디 총리 재선 가능성은.

블룸버그는 인도 정치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도 모디 총리가 여전히 지지율에서 가장 앞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모디 총리는 청렴결백한 지도자'라는 평가, BJP의 주정부 장악력 확대 등이 그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다만 BJP가 지난해 말 지역 주 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건 불길한 징조일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모디 총리가 여전히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간디 대표가 격차를 좁히고 있기도 하다. 여론조사에서는 실업사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모디 총리는 연간 10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4. BJP 상황은.

BJP는 주 의회 선거 패배로 안드라프라데시와 카슈미르 2개 주에서 파트너를 잃는 등 쓴잔을 마셨지만, 아주 힘겨운 상황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29개 주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 17개 주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BJP는 특히 인구가 가장 많은 우타프라데시주와 가장 부유한 마하라슈트라주를 손에 넣고 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주도는 인도 금융허브로 유명한 뭄바이다.

모디 총리와 함께 집권한 BJP가 이처럼 강력한 세를 뽐낼 수 있게 된 건 북부의 전통적인 텃밭을 벗어나 입지를 넓히는 데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활용을 극대화하고 적극적인 지역 활동가들을 통해 유권자들을 이끈 결과다. 그 사이 기업들의 기부로 재원도 쌓아올렸다.

블룸버그는 모디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다른 어떤 상대보다 조직력과 자금력이 강하고,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 사회이슈는.

이번 선거의 사회적 화두 가운데 하나가 종교문제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80%가 힌두교를 믿고 13%는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다. 모디 총리는 힌두 강경론자로 유명하다.

모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인도에서는 힌두 민족주의가 성행했다.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무슬림이나 카스트 계급이 낮은 힌두교도를 공격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여성, 특히 어린 소녀들에 대한 강간이나 살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모디 총리는 더딘 대응으로 비판 받았다.

안 그래도 모디 총리는 2002년 자신이 총리로 있던 구자라트주에서 일어난 힌두-무슬림 유혈 충돌을 방관하거나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4년 총선에서도 모디와 같은 힌두 강경론자가 인도처럼 여러 종교와 문화가 뒤섞인 나라를 이끄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총선이 접전 양상을 띠면 사회갈등이 더 고조될 것으로 봤다. 

6. 국가안보 문제는.

파키스탄 접경지인 카슈미르에서는 지난 14일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인도 경찰 40여명이 사망했다. 이슬람 무장세력 '자이시 이모하메드(JeM)'가 이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테러는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모디 총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지만 이번 사태가 모디 정부의 그간 대응이 너무 거칠었다는 비판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 총선 결과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BJP가 2014년 총선의 영광을 재연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BJP는 당시 단독으로 하원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블룸버그는 BJP가 과반수에 못 미치는 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경우 모디 총리의 경제개혁 바람은 약해지고, 내분이 발생하거나 다른 연합 정당들이 목소리를 키울 공산도 커진다.

인디아투데이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BJP 연합이 하원 전체 의석 543석 가운데 237석가량을 가져갈 전망이다. 지금보다 의석이 99석 주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틀릴 때가 많지만, 이 결과대로라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으로 정정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이번 선거의 관건은 야당의 공동전선 유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결국 INC가 지역 대형 정당들과 얼마나 손을 잡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8. 모디 총리 패하면 시장은.

모디 총리의 패배는 시장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주 의회 선거 때도 그랬다. BJP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의 랠리를 주도했지만, BJP가 패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증시가 떨어졌다. 시장에서 모디 총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모디 총리를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친기업 성향의 지도자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포퓰리즘 정책을 둘러싼 우려도 있지만, 대체로 그의 개혁 성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가 부실대출과 국영기업의 부채 등 인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것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덕분에 인도 증시는 모디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한 2014년 이후 다른 대부분 신흥국 증시를 압도하는 상승세를 뽐냈다.

블룸버그는 다만 인도 내부에서는 모디 총리가 정말 친기업 성향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당수는 모디 총리의 진정한 개혁이 아닌 권력 강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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