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먹구름 속에도…전자업계엔 '상생' 훈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준무 기자
입력 2019-02-20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LG전자, 생산라인 자동화 지원 해외 협력사까지 확대

  • 삼성전자, 누적 인센티브 3124억…동반성장 강화

[사진=아이클릭아트]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제조업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최근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협력사와의 질적 동반성장에 나선 것.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협력업체들이 경기 침체에 따라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업계 생태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시스템 구축 지원·인센티브 확대··· 동반성장 강화하는 삼성·LG
19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에 국내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원했던 생산라인 자동화 및 정보화 시스템 구축 지원을 올해 해외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산업은행과 함께 운영 중인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400억원을 조성, 협력사에 무이자로 대출한다. 또한 최고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협력업체를 방문해 직접 목소리를 듣고 회사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부터 LG전자는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통해 사출성형·채권관리·채용면접기법을 비롯한 역량 강화 과목 73개를 제공하는 등 협력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협력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경우 운영자금은 물론 법률자문 또한 지원해 왔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18일 협력사와의 신년 간담회에서 "협력사의 생산성이 상생의 토대"라며 "상생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 또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함께 가요, 미래로'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사회공헌 및 상생 협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최대 실적의 발판이 된 우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한 바 있다. 1차 협력사 140여개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654억원을 지급한 데 이어 12월에는 2차 우수 협력업체 89개사에 43억2000만원을 확대 지원한 바 있다. 협력사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된 2010년 이후 삼성전자가 협력사에 지급한 인센티브 누적 총액은 총 3124억원에 달한다.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업계 차원 움직임도
업계 차원의 상생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 및 디스플레이 전문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천기술과 공정·장비·소재 기술 강화를 목적으로 총 5200여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은 물론, 맞춤형 인재 양성을 통해 중소기업 고용까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의 올해 화두 또한 '상생'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만큼, 협력을 통해 극복하자는 것이다. 업계는 향후 10년간 총 120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협력사 없이는 대기업도 생존 불가··· 이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전문가들은 "최근 업계의 상생 움직임은 슬로건에 그쳤던 과거에 비해 좀 더 구체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평가했다.

동반성장위원회 공익위원을 맡고 있는 임효창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민간 부문에 상생 경영을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들이 먼저 공동 연구개발 등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최근의 산업 생태계 안에서는 협력사가 받쳐주지 못하면 대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얼마나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 우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들의 상생 경영 선언이 지속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