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마지막 길 배웅한 태양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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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02-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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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옥 대표 “고귀한 희생 기리는 역할 할 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무료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김옥 태양상조 대표. [사진=태양상조]

“상조의 개념이 서로 돕자는 것이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장례를 돕는 일이 사회에 조그마한 빛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무료 장례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할머니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보람을 느낀다.”

김옥 태양상조 대표는 2011년부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협약을 맺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장례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길도 태양상조 임직원이 배웅했다.

태양상조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입관 행사부터 장례식장 도우미 투입, 수의용품 제공, 리무진 차량 지원, 장지 이동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한평생을 고생했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편안하게 보내드리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김옥 대표는 “상조회사를 운영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봉사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정대협과 함께 일하기로 했다. 당시 할머니들이 78분 생존해 계셨는데, 김복동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제 23분 남으셨다”며 “남은 분들의 장례도 원하신다면 끝까지 지원해드리고 싶다. 위안부 문제가 빨리 해결돼 이분들이 여생을 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의 장례가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면 사회의 관심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태양상조는 묵묵히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장례 지원 이외에도 지역 할머니, 할아버지의 실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봉사를 수행하고 있다. 회원들로부터 이윤을 창출하니 회사 규모에 맞게 사회 환원활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그는 “장례 지원 외에도 장수사진 무료 촬영, 명절에 어르신 장바구니 들어주기, 납골당 정리 등 지역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분들 생활에 꼭 필요한 봉사를 계속하고 싶다”며 “어차피 기업은 이윤 창출을 빼놓을 수 없지만, 우리는 항상 더불어 살고 싶고, 그것이 상조의 깊은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9년째 이어지고 있는 김 대표의 선행은 모처럼 희망과 믿음을 주는 미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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