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대구청소년창의센터 조은정 前 팀장이 말하는 학교 밖 청소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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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02-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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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문제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가 만난 학교 밖 청소년들은 결코 문제아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서 혹은 학교가 그 아이들의 꿈을 다 품어주지 못해서 학교를 나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오는 3월부터는 서울시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월 20만원의 기본수당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얼마 전까지 대구청소년창의센터에서 몇 년 동안 학교 밖 청소년 친구들을 위해 온 조은정 전(前) 팀장의 인터뷰입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조은정 前 팀장 ]


Q. 학교 밖 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제 스스로 청소년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고등학교 때 저는 마음으로는 능동적이었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시키는 일만 하는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막상 뭘 해야 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아 청소년에 대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한참 후에 대안교육을 너무 하고 싶어서 위탁형 대안학교라고 해서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을 모아놓은 중학교 과정의 학교였어요.

이 친구들이 거기에서는 잘 생활을 하다가 학교 시스템에 적응을 못하거나 혹은 학교가 그 친구들에 대해서 적응을 잘 못해서 고등학교만 가면 다 자퇴를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이 친구들과 함께 같이 잘 교육하는 방법이 없을까”해서 본격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Q. 팀장님께서 생각했던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이미지와 실제 학교 밖 청소년 친구들은 모습은 어떤가요?

A. 저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이 없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 학생 중에 7.7%가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들었는데 그만큼 되게 많잖아요. 그 중에 각자 개인이 가진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학교 밖 청소년들은 비행청소년들 일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 부적응 청소년일 것이다”라는 어떠한 이미지를 갖는 것에 저는 거부감 같은 게 있었고요. 제가 만나는 학교 밖 청소년 친구들은 각자의 아픔이 있을 수도 있고 스토리가 있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가진 사람인 거 같아요.

Q. 많은 사람들이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문제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인식들을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요?

A. 실제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를 나오고 나서 청소년의 신분으로 갈 곳이 별로 없잖아요. 저때는 오락실이나 요즘 친구들은 PC방 말고는 갈 때가 별로 없어서 밖에서 돌다보니까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나고 그런 이미지들이 부각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사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자기를 노출하고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미지는 당연히 바뀔 거라고 생각하고 저희 센터에서의 큰 목표는 당당함을 가진 청소년들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Q. 팀장님께서 생각하기에 청소년들이 학교를 나오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저때는 비행이나 가정문제로 인해 학교를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사실 학교가 청소년들의 꿈을 다 못 품어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금 시대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꿈들도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어요. “근데 학교가 그런 다양성을 담고 있나?” “그걸 포용해주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도 사실 ‘SKY캐슬’처럼 입시위주 모습의 학교가 남아있기 때문에 학교가 못 품어주는 학생들은 학교를 나와서 새로운 배움을 찾고 있는 거 같아요.

Q. 앞서 SKY캐슬을 언급하셨는데 SKY캐슬과 같이 입시위주로 인해 학교를 나오는 친구들도 많이 있나요?

A. 네, 실제로 정말 많이 봤고요. 경쟁체제로 인해 친구들이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고 나오는 거 같아요.

친구들끼리 서로 미워해야 되고 예민하게 주시하고 라이벌로 생각해야 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굉장히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Q.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월 20만원의 기본수당을 지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대구시의 경우는 어떤가요?

A. 대구시의 경우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측에서 교통비나 캐시비를 충전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시스템이 다른데도 보편화 돼서 광주도 교통비를 충전해주는 시스템이 있는데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지급해주는 형태는 아직 도입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Q. 지원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다른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A. 지원시스템이 다르다는 것은 지역마다 가진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것도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Q. 서울시에 이러한 정책에 대해 조은정 팀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한편으로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교육청 측에서 관심을 가져준다는 건.

학교를 나오고 나서부터는 교육청에서 관리를 하지 않는 부분인데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 고민해주는 것 자체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청소년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청소년은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세상을 알아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돈을 주면 알아서 잘 사용하는 아이들도 많겠지만 이걸 어떻게 쓰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쓸 수 있는지를 모르는 청소년들도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이러한 고민을 할 때 그것도 같이 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Q. 이러한 지원시스템이 시행이 되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더욱 늘어나거나 남용의 우려가 있다고 하는데 조은정 팀장님께서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A.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20만원 받으려고 학교를 나오는 친구들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왜냐면 학교를 다님으로써 보장받는 금액은 훨씬 더 많거든요. 학교를 나오고부터는 친구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이 훨씬 줄어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학교를 나오고 싶다거나 유혹을 받는 친구들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Q. 조은정 팀장님의 청소년 시기에 학교 밖 청소년의 이미지는 어땠나요?

A.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제 스스로 학교를 나오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고 주변에서도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이미지가 없었던 편인데 그때 당시에는 학교를 나와서 다른 걸 하는 사람들은 사실 저도 비행청소년인줄 알았어요.

근데 지금와서 제가 아이들을 만나보니까 “이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고 “이 아이들의 다양성을 우리가 포용해주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미지가 되게 많이 바뀌었죠. 간혹 친구들이 요즘에는 ‘자기주도 청소년’이라는 말도 종종 하는데 그런 주도적인 청소년들도 되게 많아요.

Q. 어느 한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이나 지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늘 배움의 기회가 열려있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교육권이 굉장히 잘 보장되어 있잖아요.

학교를 나오고부터는 물론 꿈드림도 있고 갈 수 있는 곳들도 굉장히 많지만 “정말 거기서 꿈을 연결해주는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어요.

거기도 역시 검정고시나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켜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도 좋지만 아이들한테 조금 더 시야를 넓힐 수 있고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새상을 넓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본인 스스로 내가 “난 이런 사람이구나” 내가 이렇게 능력 있고 내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거든요.

그게 학교에서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여러 가지 학습으로 나오는데 학교 밖 청소년 친구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Q. 팀장님의 청소년 시절은 어땠나요?

A. 사실 제 부모님이 다 공무원이신데 그래서 저는 그렇게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학교에서 공부는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시키는 대로 하고 나오라고 하면 나오고 그러면서 말괄량이이면서 학교에서 굉장히 장난기가 심한 아이였어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고 학교에서 출결만 하면서 공부를 왜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아무런 의식 없는 상태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내다 보니까
울타리가 벗겨지는 순간 바로 무너지더라고요.

제가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독립하는 방법을 몰랐던 거 같아요. 그걸 찾아가는 방법을 학교를 졸업하고 10년 동안 했었고 그 10년 이후에 제가 지금 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Q. 우리나라 사회 전체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뭘 해야 될지 알려주지 않고 오로지 대학을 생각하고 대학에 합격을 못하면 재수를 선택하고 자기 스스로 찾아야 된다 라는 인식들이 많은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A. 너무 답답하죠. 개인이 겪는 아픔들을 혼자 "너의 문제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강압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건 사실 우리 옆에 주변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배움을 필요로 하면 대학을 가는 게 좋고 저는 사실 대학에 가서 좋았던 사람 중에 한명이예요.

그런데 대학을 갈 때는 “내가 뭘 배우겠다” “왜 배워야 되는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시스템이어야 되는데 우리는 남들보다 좀 더 잘살기 위해서, 학벌을 높이기 위해서가 되니까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는 절대로 청소년 혼자 그걸 찾게 하거나 외롭게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


Q. 센터 친구들을 보면 어떠한 마음이 드시나요?

A. 다행히 되게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아요. 뭘 해야 될지 많이 고민하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거 같아요. 처음 왔을 때는 다 이렇지 않았어요.

말도 못 붙이는 친구들도 있었고 상처가 많아서 보기만 해도 우는 친구도 있었고 되게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가 의욕적으로 삶을 꾸릴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서 되게 대견하고 자랑스럽죠.

Q. 학교 밖 청소년 친구들이 먼 훗날 어떠한 어른으로 자라주었으면 하시나요?

A. 나 혼자 생각하기 보다는 주변을 살피면서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나 자신이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편견을 겪은 친구들이 많은데 우리 친구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는 더 많은 포용력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안아줄 수 있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미래를 책임져나갈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자기 꿈을 위해서 뭐든지 해도 되고 항상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삶을 꾸릴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보고 무언가를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여러분 혹시 이번 조은정 전(前)팀장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조은정 팀장께서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행복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면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김다빈/ 유시현
기사작성: 김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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