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 하락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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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2-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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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적판 영화' 유통 기승, 터무니없는 영화 티켓 가격 상승 영향

  • 가격 인상 덕분에 박스오피스 매출 소폭 감소

[사진=웨이보 캡처]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 영화 예매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듯이 보였지만, 다른 이유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해적판 영화 유통과 영화 티켓 가격의 급상승 때문이다. 

11일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36氪)는 해적판 영화가 기승을 부려 중국 춘제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수입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올해 박스오피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58억3000만 위안(약 9673억1360만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 매출 증가율이 60%를 넘은 것에 비하면 급격하게 떨어진 수치다.

올해 춘제 대목에 맞춰 줄줄이 개봉한 '신희극지왕(新喜劇之王)', '풍광적외성인(瘋狂的外星人,영문명·크레이지에일리언)', '비치인생(飛馳人生, 페가수스)' 등 영화의 불법 복제물이 온라인에서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매체가 전했다.  

특히, 이번 춘제 연휴 기간에 19억4000만 위안(약 3218억8480만원)의 엄청난 수익을 거둔 중국 최초 블록버스터급 SF 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의 해적판이 개봉 3일 만에 온라인에 등장했다. 

궁거얼(龔格爾) 유랑지구 제작자는 "영화가 해적판 시장에서 패키지로 단돈 2위안(약 3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춘제 특수를 누릴 겨를 없이 모든 제작진이 해적판 색출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1일까지 해적판 유랑지구의 온라인 조회수가 최소 2000만 회가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웨이보 캡처]

매체는 타오바오(淘寶), 셴위(閑魚) 등 중고거래플랫폼에서 유랑지구 등 인기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제목을 입력하면 패키지로 검색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해적판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 인상으로 관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박스오피스 분석기관 마오옌(貓眼)에 따르면 이번 춘제 연휴 동안 영화를 본 관객 수는 1억30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춘제라는 특수성에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급감한 것.

중국은 지역별로 영화 티켓 가격이 다르다. 평소 1선 도시와 4선 도시의 영화 티켓 가격 차이는 최대 20위안이지만 춘제 기간에는 최대 150위안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누리꾼은 춘제 당일 신(新)1선 대표 도시인 쑤저우(蘇州)의 한 영화관에서 '풍광적외성인'을 보려고 하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영화 티켓 가격은 200위안으로 훌쩍 뛴 것이다.

또 다른 중국 누리꾼은 고향에서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그나마 저렴한 4선 도시의 영화관에서도 2D 영화가 70~80위안에 달했다며 친척, 가족들과 함께 보려면 적어도 1000위안을 써야한다고 토로했다. 

올해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손실을 메꾸기 위해 가격 인상을 감행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객들의 지갑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을 동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춘제 특수를 누릴 수 없을 것이며 앞으로 중국 박스오피스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해적판이 기승을 부리면 중국의 영상물 산업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면서 중국 소비자의 저작권 보호 의식을 강화하고 불법 영상물 유통 신고 절차도 간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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