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반쪽 全大' 되나…홍준표 결국 불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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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2-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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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정 연기 둘러싸고 당권주자·지도부 벼랑끝 대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19.2.8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당권주자들이 2·27 전당대회 일정을 두고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유력 당권주자인 홍준표 전 대표가 당 대표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을 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여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내 나라 살리는 길을 묵묵히 가겠다"면서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와중에도 홍 전 대표는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 총리를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의 정당성 여부를 역사에 맡기고 새롭게 시작하지 않은 채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으로 계속 머문다면 이 당의 미래는 없다. 그래서 저는 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넘어서는 신보수주의 정당을 주창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 중인 상황에서도 '박심(朴心)'이 전대 변수로 회자되는 데에 직격탄을 던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홍 전 대표는 다른 당권주자 5명과 함께 2차 북·미정상회담과 겹치는 전당대회 날짜를 2주 이상 연기하라며 '일정 보이콧'에 나섰다. 이들 후보 6명은 전대 연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2일 당 대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며 당 지도부를 압박해 왔다.

전대 보이콧을 감행한 후보자 가운데 첫 번째 불출마자가 나왔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일정을 그대로 강행할 태세다. 

현재 당 선관위와 비상대책위원회는 선거 공정성과 운영상의 이유를 들어 일정 변경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선관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일정 연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을 두 번 하는 경우는 없으며, 일정 연기를 재고한다는 등의 얘기는 없었다"면서 "전당대회 보이콧을 하는 건 그 사람들의 사정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말했다.
 
전날도 박 위원장은 "전당대회는 어떤 이유로도 변경한 역사가 없다. 당 일각에서 원칙을 깨고 끝까지 전당대회를 연기하자고 하면 선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반면,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은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며 예정된 전대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은 이날 애초 계획한 대로 각각 부산과 제주를 찾으며 전대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황 전 총리 측은 언론인터뷰를 취소하고 TV토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당권 경쟁자들이 전대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다.

황 전 총리 측은 "다른 후보들도 전대를 보이콧 하며 언론 인터뷰를 전면 취소하고 있다"며 "언론 인터뷰는 좋은 결과가 있을 시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대를 둘러싼 혼돈은 후보등록이 마감되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6명의 후보가 실제 불출마를 감행해 이번 전대가 황 전 총리와 김 의원만으로 치러지는 ‘반쪽 전대’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한국당의 이번 선거가 황 전 총리의 '추대식'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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