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네이버’ 독점 횡포 논란… “검색엔진 바이두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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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1-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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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유명 1인미디어 운영자 "바이두, 자사 유리한 검색 시스템 운영"

  • "검색 결과 첫페이지 절반 이상이 '바이자하오' 콘텐츠...질 떨어져"

  • 바이두, 공식 해명에도 논란 증폭...환구시보 편집장도 가세

'검색엔진 바이두는 죽었다' 논란 [사진='신문실험실' 웨이보 계정 캡쳐]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가 독점 횡포 논란에 휘말렸다. 유명 1인미디어 운영자가 작성한 ‘검색엔진 바이두는 죽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면서다. 해당 글은 바이두가 사이트 내에서 이뤄진 검색 결과 정보의 상단 노출 콘텐츠를 모두 자체적으로 독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두는 즉시 해명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 22일 ‘신문 실험실’이라는 이름의 중국 1인미디어 시나 웨이보 계정에는 ‘검색엔진 바이두는 죽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바이두가 검색 운영체계를 자사의 콘텐츠 플랫폼 바이자하오(百家號)를 중심으로 재편했다는 비판의 내용이 담긴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삽시간에 번졌다.

글의 작성자이자 신문실험실 운영자인 팡커청(方可成)은 “바이두가 자사에 유리한 검색 운영 체계로 모든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을 바이자하오로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몇 가지 검색어에 따른 검색 결과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됐던 ‘미국 셧다운’을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나타나는 뉴스 콘텐츠 8개 중 4개가 바이자하오 콘텐츠이며, 최상단 콘텐츠 역시 바이자하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브렉시트’를 검색했을 때는 첫 번째 페이지에 노출되는 7개 결과 중 첫 번째 바이두백과 콘텐츠를 제외한 4개의 콘텐츠가 모두 바이자하오”라고 덧붙였다.

바이자하오는 2016년 바이두가 출시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중국 다수 언론사의 뉴스를 가져오거나 자체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생산해 운영하고 있다. 출시 당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관심이 쏠리는 이슈에 관해 무분별하게 질 낮은 콘텐츠를 양산하며 비판을 받았다.

팡커청은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바이자하오로 인해 바이두 검색 결과는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신뢰를 잃었다”며 “검색 엔진으로서의 바이두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중국 대다수 여론은 팡커청의 주장에 동감하는 분위기다. 그가 전직 기자 출신인 점도 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팡커청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다”며 “바이두 대신 다른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도 자신에 웨이보에 팡커청을 두둔하는 글을 게시하며 힘을 보탰다. 후 편집장은 “바이두는 책임감을 갖고 대중의 눈높이에 걸맞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회사의 이익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닌 사회적 책임과 도의를 다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여파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바이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4%나 하락했다.

논란이 커지자 바이두는 23일 공식 성명을 통해 바이두 검색 결과 중 바이자하오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바이두는 “바이자하오는 자체 콘텐츠뿐 아니라 중국 권위있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모두 다루고 있다”며 “앞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적절한 콘텐츠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바이두의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팡커청은 “검색 결과 비율이 중요한 것이 아닌, 첫 번째 페이지 노출 비중이 중요하다”며 바이두의 해명이 ‘반쪽짜리’’라고 비판했다.

다수 네티즌들도 “바이두는 납득 가능한 해명을 내놓고, 검색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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