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학생, 여행객 한숨 커질 듯...​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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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안선영 기자
입력 2019-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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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했던 부결 소식에 파운드화 상승

  • 환율 오르면 해외송금, 환전 시 '손해'

[사진=연합/로이터]
 

# 아들의 영국 유학을 준비 중인 직장인 A씨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A씨는 1년 학비 2만5000파운드, 한 달 생활비 800파운드를 생각하고 자녀 유학자금(1년)으로 5000만원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연기되면 달러당 파운드 값이 올라 연간 5230만원 이상을 부담하게 된다. 한 달에 20만원가량을 추가로 송금해야 하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영국이나 유럽으로 자녀들을 유학 보낸 부모들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한달에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씩 송금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영국 현지에 체류 중인 유학생들도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구입할 때 더 아껴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찾는 여행객들 역시 현지 숙박비와 교통비, 식비 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6일 오전 4시 30분 기준(한국시간) 파운드화는 1.267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오전 9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0.06% 오른 1.28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U(유럽연합)와 협의없이 탈퇴해야 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이후 영국이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파운드화가 반등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노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파운드화가 단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만일 7월까지 브렉시트 기한이 연장된다면 파운드화는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하락했던 부분을 되돌리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 부결로 인해 영국 파운드화는 단기적인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물론 브렉시트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파운드화의 강세가 제한될 소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탈퇴가 연기되면 달러당 파운드값이 1.3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이 해외사업을 위해 자금을 보내거나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용돈과 학비를 보낼 때는 큰 금액이 오가기 때문에 환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브렉시트 향후 움직임에 따라 해외송금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영국에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나 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들은 파운드화가 낮아지는 시점이 될 때마다 필요한 금액을 분할매수하는 것을 좋다"고 조언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당장의 영향을 피하게 됐다. 현재 국내 은행과 캐피탈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가 영국에서 현지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 글로벌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향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수뇌부도 직접 브렉시트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나섰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금융안정위원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하루 뒤인 14일 앤드류 베일리 영국 금융행위감독청장을 만나 브렉시트 관련 사항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으로,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금융시장의 변동 폭이 크지 않은 만큼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향후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의 대응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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