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규제 샌드박스 17일부터 시행… 1호 서울 도심 수소충전소

노승길 기자입력 : 2019-01-10 15:32
30일 내 정부 답변 없으면 규제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규제 신속확인' 도입 법규 모호해 신사업 제한될 경우 '실증특례'·'임시허가' 규제 샌드박스 1호는 서울 도심에 수소충전소 설치…"6곳 신청"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왔을 때 일정기간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17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싹도 트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스리 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업이 규제에 대한 존재 여부를 빠르게 확인받을 수 있는 '규제 신속확인' 제도를 도입한다. 관련 법규가 모호할 경우 일정한 조건 하에 규제 적용을 면제해 주고, 시장 출시를 앞당겨주는 '실증특례' '임시허가' 제도 시행이 그것이다.

정부는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규제 샌드박스 준비상황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총리는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과 신사업의 진흥을 위해 새로 도입하는 혁신적 규제 혁파 방식"이라며 "규제가 없거나 모호할 경우,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생각으로 행정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놀이터의 모래밭처럼,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하도록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해 3월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지역특구법·금융혁신법·행정규제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됐고, 행정규제기본법을 제외한 4개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은 이달 17일부터, 금융혁신법·지역특구법은 오는 4월부터 시행된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우선 정부는 기업이 신기술·신산업과 관련, 규제 존재 여부와 내용을 문의하면 30일 내에 회신을 받을 수 있는 규제 신속확인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가 30일 안에 회신하지 않으면, 사업자는 규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안전성과 혁신성이 뒷받침된 신제품·신서비스인데도 관련 규정이 모호하거나 불합리해 시장 출시가 어려운 경우, 임시허가를 통해 시장 출시를 앞당기게 했다.

또 관련 법령이 모호하고 불합리하거나 금지규정이 있어 신제품·신서비스의 사업화가 제한될 경우, 일정한 조건 하에 기존 규제적용을 받지 않는 실증 테스트(실증특례)도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마구잡이 규제 완화와 이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 관련 제도들도 함께 시행한다.

우선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심사 때 국민의 생명·안전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특례 부여를 제한한다.

특히 실증 테스트 진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 문제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경우 즉시 규제특례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 밖에 사업자의 사전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가 고의·과실 여부를 입증하도록 했다.

정부는 앞으로 규제특례 부여 여부를 심사하는 부처별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분기별로 1회 이상 개최할 예정이다. 시행 첫 6개월 동안에는 제도 안착을 위해 수시로 열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7일 법 시행 이후 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계획, 사전 수요조사 결과 등을 발표하고, 다음 달 1차 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두 부처의 조사 결과 기업의 사전 수요는 약 20건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도 오는 4월 법 시행 즉시 심의위원회가 개최되도록 이달 말부터 사전신청을 받아 2∼3월에 예비심사를 진행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역별 순회 설명회 등을 거쳐 4월 중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업자의 '신청-심의-실증'으로 이어지는 '전(全) 주기별 맞춤형 지원정책'도 진행한다. 부처별로 사전 상담 전문기관을 지정해 현장 수요에 대응하고, 소비자 안전 및 실증 테스트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파리 도심인 알마광장에서 가스 업체 에어 리퀴드가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를 방문해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 '투싼'을 운전하고 있는 택시 기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달 선정될 규제 샌드박스 적용대상 1호 사업은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설치'가 유력하다.

수소충전소는 이미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프랑스 파리 등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도심 설치가 어려웠다. 현재 서울 도심 수소충전소는 상암과 양재 단 두 곳뿐이다.

산업부는 사업자들로부터 강남 탄천 등 서울 시내 6곳에 대한 수소충전소 설치 요청을 받아 규제 샌드박스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 때문에 새로운 제품·서비스 출시에 어려움을 겪는 자는 누구든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신청을 받으며, 중소기업은 관련 비용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신청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2월 중 열리는 제1차 규제특례심의회에서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도심 수소충전소는 규제 샌드박스 적용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는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려면 서울시 조례의 입지 제한과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의 이격거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심의·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규제 샌드박스가 아니면 실제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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